DC서 탈북난민 미국 정착 10주년 기념

미국에서 살고 있는 탈북민들이 미국정착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자신들의 미국 이민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국에서 살고 있는 탈북민들이 미국정착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자신들의 미국 이민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Photo: R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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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 북한을 빠져 나와 난민지위를 얻은 탈북민들이 미국에 정착한 지 어느덧 10년이 됐습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선 기념행사가 열렸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처음에 미국에 도착했을 때는 완전히 다른 별나라에 와 있는 것 같았어요."
"그렇게 힘들진 않았어요. 어쨌거나 북한보다는 나았거든요. 직장을 구해 일할 수 있었구요. 돈도 벌고 학교도 마음대로 다닐 수 있었어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힘들진 않았어요. 몸은 피곤했지만 행복했습니다."

미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처음 미국에 도착했을 때 느꼈던 소감입니다.

한국의 인권단체 '노체인'은 6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서 탈북민 미국 정착 10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난민자격으로 미국에 들어와 가정을 꾸리고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는 탈북민 세 명이 나와 지금까지 겪었던 미국생활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지난 2004년 미국의 북한인권법이 제정된 뒤 2006년 탈북민으로는 처음으로 난민자격을 얻어 미국땅을 밟았던 6명 가운데 한 명이었던 최 모 씨는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의 수도 리치먼드에서 해산물식당을 운영하는 어엿한 사장님입니다.

7년 전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온 서 모씨는 식당에서 생선초밥을 만드는 요리사로 자리 잡았고, 이민 온지 5년 된 김 모 씨는 리치먼드에 있는 대학교에서 식당을 하고 있는데 학생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행사에 참석한 미국 국무부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 특사는 "많은 탈북민들이 미국에 정착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니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미국 정부는 탈북민 정착은 물론 북한의 인권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킹 대사: 미국에 오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았을 겁니다. 문화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미국 정부가 해주는 지원도 제한돼 있어 한국정부보다는 미흡한 게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탈북자들이 미국으로 오려고 합니다. 우리는 그런 탈북민들이 미국으로 오는걸 기쁘게 생각합니다. 미국은 전세계 어느 나라보다 탈북민을 많이 받아 들이고 있습니다.

탈북민 최 씨는 미국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언어문제였으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고향과 가족들 생각에 심적으로 힘들 때가 많지만 지역 한인들의 도움으로 잘 극복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탈북민 최 씨: 처음에 미국에 와서는 후회도 했습니다. 정착하기 더 쉬운 한국으로 갈 걸 하고 말이죠. 하지만 이미 미국에 왔으니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 보면 미국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은 저에게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줬습니다. 미국은 저에게 물고기를 주지 않았습니다.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줬습니다. 그게 바로 지난 10년 동안 미국에서 배운 겁니다.

한편, 이번 행사를 마련한 정광일 노체인 대표는 "탈북민들을 받아 준 미국 정부에 감사한다"며 인사를 전했고, 행사장에서는 탈북민 화가 송벽 화백의 그림 전시회도 함께 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