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인권단체 ‘북한 캠페인 영국’ 출범

북한을 탈출해 영국에 정착한 `재유럽 조선인 총연합회' 소속 회원 10여명이 2011년 3월 런던 도심 웨스트민스터 의사당 옆에서 북한의 인권문제와 정치수용소 실태 등을 알리는 선전전을 가졌다.
북한을 탈출해 영국에 정착한 `재유럽 조선인 총연합회' 소속 회원 10여명이 2011년 3월 런던 도심 웨스트민스터 의사당 옆에서 북한의 인권문제와 정치수용소 실태 등을 알리는 선전전을 가졌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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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영국에서 최근 출범한 북한 인권단체를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장명화 기자, 영국에서 북한 주민의 자유를 위한 민간 인권단체가 출범했다죠?

장명화: 네. '북한 캠페인 영국'이란 이름의 새로운 단체입니다. 일부 의원들과 전문가, 탈북자 등 각계계층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최근 출범을 알리는 성명에서 6.25전쟁이 끝난 지 60년이 됐지만 북한의 인권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며, 이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고 개선시키기 위해 새로운 풀뿌리 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양윤정: 영국에는 세계기독인연대를 비롯해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둔 세계적인 인권단체가 많은데, 굳이 새로 단체를 만든 이유가 있습니까?

장명화: 자유아시아방송이 그 점이 궁금해서 세계기독교연대 측을 접촉했는데요, 벤 로저스 동아시아 팀장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벤 로저스) 물론 세계기독교연대, 국제앰네스티 등 국제 인권단체도 북한의 인권 상황을 매우 우려해 이 문제를 저희 활동의 우선순위에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국 북한 캠페인은 전적으로 북한의 인권 개선만을 위해 헌신한다는 데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계기독교연대는 지난 2006년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웹사이트, '북한을 위해 기도해요'를 개설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세계기독교연대를 비롯한 민간 인권단체들은 중국, 베트남, 쿠바 등 공산국가들과 이집트, 이란 등 이슬람권을 포함해 세계 전역에서 종교적 박해를 당하는 사람들의 권익을 위해 뛰는 만큼, 북한의 인권 상황에만 집중하기가 어려운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북한의 인권 상황이 너무 심각하기 때문에 영국에서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며 변화를 주도할 독자적인 단체가 필요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영국이 6.25전쟁 참전국이면서 북한과 국교를 맺고 있는 만큼, 북한 주민들의 인권 회복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양윤정: '북한 캠페인 영국'은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계획입니까?

장명화: '북한 캠페인 영국'은 성명에서 핵무기와 김정은 우상화에 집중된 국제사회의 시선을 끔찍한 인권 문제로 돌리고, 이를 정치적 의제에 포함시키도록 대대적인 풀뿌리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북한 내 정치범 수용소의 실태를 알리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영국의 국영방송국인 'BBC'가 한국어방송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탈북자를 강제 북송하는 나라들을 압박하고 영국 내 탈북자들의 역량 강화를 돕는 한편 범세계적인 북한자유평화운동으로 확대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양윤정: '북한 캠페인 영국'의 출범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장명화: 상당히 긍정적입니다. 우선, 영국 의회 북한공동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앨튼 상원의원과 피오나 부르스 하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이 캠페인의 출범을 강력히 지지했습니다. 데이비드 앨튼 상원의원은 지금까지 북한을 네 차례나 방문한 영국 내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입니다. 앨튼 의원은 '북한 캠페인 영국'이 수십 년간 지속된 북한의 끔찍한 인권 현실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북한 주민들을 적극 대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양윤정: 데이비드 앨튼 상원의원은 많이 알려졌지만, 피오나 부르스 하원의원은 일반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은데요.

장명화: 지난 2010년 처음으로 영국 의회에 진출해서 의정경력이 짧아서 그럴 겁니다. 그럼에도 북한 인권 유린의 참상에 대한 영국인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무척 적극적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에 영국에서 처음으로 북한자유주간행사가 열렸는데요, 부르스 하원의원이 탈북자 증언회를 영국 하원에서 주재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북한 캠페인 영국'이 공식적으로 출범하기도 훨씬 전에, 영국 내 여러 현안 문제를 다루는 하원 회의에서 '북한 캠페인 영국'에 대한 지지와 참여를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부르스 의원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피오나 부르스) 조만간 탄생할 민간단체인 '북한 캠페인 영국'을 지지해야 합니다. '북한 캠페인 영국'은 성공적으로 활동한 '버마 캠페인 영국'을 본받았습니다. 최근 미얀마의 진전은 우리에게 조심스런 낙관을 갖게 해줍니다.

양윤정: 부르스 의원이 언급한 시민단체인 '버마 캠페인 영국'은 지금도 활동하고 있습니까?

장명화: 네. '버마 캠페인 영국'은 지난해 초 영국 내 탈북자들과 만나 북한과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협력을 모색했습니다. 과거, 이 단체는 미얀마에 투자한 해외기업들이 미얀마 군사정권 지도층과 밀접한 연관 관계를 맺고 독재정권을 유지하고 있음을 주목하고, 미얀마에 투자한 외국기업의 명단인 '더러운 기업'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중국과 홍콩의 인권단체들이 최근 체포된 중국의 유명 인권운동가 쉬즈융 씨의 석방을 당국에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중국의 대표적 인권운동가로 꼽히는 쉬즈융 씨는 7월 중순 '군중을 모아 공공장소에서 질서를 어지럽힌' 혐의로 베이징 공안국에 형사 체포됐습니다. 중국인권우려그룹과 홍콩가톨릭정의평화위원회,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 등은 홍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당국에 쉬즈융 씨를 즉각 석방할 것과 인권운동가들에 대한 단속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중국 인권변호사 텅뱌오 씨는 쉬즈융 씨가 비교적 온건하게 평화적으로 인권운동을 해왔다는 점에서 쉬즈융 씨의 체포는 중국 인권운동에 나쁜 조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텅뱌오 씨는 "쉬즈융이 체포된 것은 중국에서는 이성적이고 온건하게 인권운동을 하는 것조차 매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쉬즈융 씨는 인권단체인 '궁멍'을 창립하고 공직자 재산 공개 등을 요구하는 '신공민 운동'을 펼쳐왔습니다. 지난해 5월 신공민 운동을 시작한 이래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마다 가택 연금됐으며 올해는 4월 중순부터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가 체포됐습니다.

-- 아르헨티나에서 신임 육군 참모총장의 인권탄압 연루 의혹을 놓고 정부와 야권, 인권단체 간에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최근 군부 내 정보통인 세사르 밀라니 장군을 육군 참모총장에 임명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밀라니가 1975∼1976년에 벌어진 민간인 납치, 고문, 실종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다며 육군 참모총장 임명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밀라니는 이사벨 페론 대통령 정부 말기인 1975년에 추진된 정부 전복 세력 제거 작전에 참여했습니다. 페론 정부를 쿠데타로 축출하고 들어선 군사정권에서도 밀라니는 반정부 인사 색출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과거사 청산을 주요 국정 목표의 하나로 내세우는 페르난데스 정부가 밀라니와 같은 인사를 중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