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작합니다.
- 중국에서도 "노래 참 잘 한다" 호평
- 과거 중국 국민가수 '등려군' 비교하기도
- '중국인 사업가와 결혼했다'는 말도 전해져
- 상업성과 거리 멀어 남편과 북한의 지원 가능성
중국에 진출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북한 출신 여성가수 김송미.
지난 12월 말, 한국의 많은 언론매체가 중국에서 활동하는 김송미를 소개해 화제가 됐는데요, 특히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출신 연예인들은 많지만 북한 국적을 가진 가수가 해외에서 연예 활동을 하는 것은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그래서 김송미 씨에게 '해외진출 1호 북한 연예인'이란 수식어까지 달렸는데요,
오늘은 중국에서 활동 중인 미모의 북한 여가수 김송미에 대한 이모저모를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을 연결합니다. 김준호 특파원!
[김준호 특파원] 네. 안녕하세요. 중국입니다.
- 네, 안녕하세요. 우선 정식으로 새해 인사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김준호 특파원] 네. 새해를 축하합니다.
- 네, 최근 북한 출신 가수 김송미 씨가 한국 언론에서 큰 화제가 됐습니다. 작년 한 해 중국에서 개인앨범을 3개나 내고, 중국에서도 관심과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고 소개했는데요, 북한 청취자께 간략히 소개해주시죠.
[김준호 특파원] 네. 북한 출신 가수 김송미는 중국의 유명 여배우 '탕웨이(湯唯)'를 닮은 빼어난 미모에 가창 실력이 우수하고 통기타 연주 실력까지 뛰어나다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발매한 앨범에 그녀가 직접 연주한 통기타 연주곡도 넣었다고 하는데요, 김송미는 작년 8월에 첫 번째 앨범 '수양버들(夢歸故里; 멍꾸이꼬리)'을 출시한 이후 10월에는 두 번째 앨범 '조선명곡집-조국'에 이어 지난달 24일에는 자신의 세 번째 앨범인 '조선명곡집-사랑' 등 불과 다섯 달 동안 앨범을 3개나 잇달아 냈습니다. 웬만한 가수들은 1년에 앨범 1개를 내기도 어려운데 1년에 3개씩이나 개인 앨범을 낸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는 것이 이곳 현지의 반응입니다.
- 네,'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김송미 씨가 중국에서 인기도 있고, 앞으로 활약이 기대되는 것 같은데요, 실제로 그녀의 곡을 들어 본 대중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실제로 중국 현지에서 인기가 있나요?
[김준호 특파원] 네, 실제로 김송미 앨범을 입수해 직접 들어 본 사람들도 "노래를 참 잘한다."는 평을 하는데요, 과거 중국의 국민가수로 불렸고, 아직도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등려군(鄧麗君)'의 창법과 음색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유행하는 대중음악과는 동떨어진 복고풍 노래들이 대부분이어서 중국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참고로 김송미의 약력을 간단히 소개해 드리면 그녀는 1985년 8월 8일, 평양 태생으로 만 27세입니다. 16세 되던 해에 북한에서는 최고의 음악 인재들을 양성하는 곳으로 알려진 평양 음악대학에 입학해 성악을 전공했고 석사 학위까지 받은 인재로 알려졌고요, 이후 실력을 인정받아 국비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유학한 후 22살 때에는 '김원균 평양 음악대학'에서 강사로 재직한 일이 있다고 합니다.
- 네, 이력도 화려하고 중국 현지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네요.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대로 경직된 북한 체제에서 북한 주민이 외국에서 연예 활동을 하는 사례는 지금까지는 거의 없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김송미의 경우 어떻게 이런 활동이 가능했는지 궁금한데요,
[김준호 특파원] 네, 저도 이점에 관심을 두고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한 얘기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조선족 사업가가 북한에서 중국에 출장을 나온 관료로부터 김송미의 음악 CD를 선물로 받았는데요, 당시 북한 관료가 CD를 주면서 김송미는 "나이 차이가 꽤 나는 중국인 사업가에게 시집간 사람"이라고 하더랍니다.
이 말이 사실인지 단정하기를 어렵지만, 만약 그렇다면 여러 가지 정황 설명이 가능한데요, 우선 김송미의 앨범을 살펴보면 앨범에 수록된 곡들 중 창작곡은 없습니다. 모두 북한 가요나 중국 가요들인데 이미 다른 가수들에 의해 발표된 것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과 다섯 달 동안에 앨범을 3개씩이나 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앨범에 수록된 곡 중 요즘 중국에서 유행하는 경쾌한 리듬의 댄스곡이나 발라드풍의 노래는 많이 찾아볼 수 없습니다. 즉 상업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죠. 따라서 실제로 음반 판매는 매우 저조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실제로 시중의 음반 가게에서 김송미 음반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상업성을 떠나 거액의 돈을 들여서 음반 제작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실제로 중국인들 가운데 그녀의 노래를 접해봤다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렵고, 음반을 낸 회사 측에서 김송미의 음반을 판매하려는 노력의 흔적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앨범 판매와 관계없이 누군가의 지원으로 앨범을 낸 것이 아니냐?', '또 지원자가 그녀의 남편일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많습니다.
또, 음반에 수록된 북한 가요 중에 김일성, 김정일 등 북한의 지도자들을 직접 우상화하는 노래는 없지만, 북한 체제를 찬양하고 정치색이 짙은 노래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북한 당국이 김송미의 활동에 어느 정도의 지원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 김송미가 중국인과 결혼한 사람일 가능성을 언급하셨는데요, 지금까지 북한에서는 국제결혼을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김준호 특파원] 네, 그렇습니다. 그러나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그동안 보도가 되지 않았을 뿐이지, 북한에 거액을 투자했거나 거액의 기부금을 제공한 사람 중 북한 사람과 국제결혼을 원하면 매우 제한적이긴 하지만 이를 비준해 주는 예도 있습니다.
김송미가 이런 경우에 해당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데요, 하지만 중국은 외국인과 국제결혼을 했어도 배우자에게 중국 국적을 부여하지 않습니다. 외국인 신분을 유지한 채 중국에서 거주하는 것이 가능하고, 2세가 태어나면 그 자녀는 중국 국적이 됩니다. 따라서 김송미의 경우 중국인과 결혼했어도 여전히 북한 국적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 그렇군요. 최근 화제가 된 북한 출신 가수 김송미 씨. 사진을 보니까 서구적인 외모에 아주 미인인데요, 뛰어난 가창력과 기타연주 실력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고 하니까 앞으로 활발한 활동으로 중국인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가수가 되길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준호 특파원 고맙습니다.
[김준호 특파원] 네. 고맙습니다.
직접 중국의 인터넷 매체에서 북한 가수 김송미를 검색해보니 그녀에 관한 기사와 노래 동영상 등을 쉽게 접할 수 있었는데요, 노래를 들어보니 성악을 전공한 출신답게 음색이 아주 곱고요, 단정하면서도 때로는 파격적인 모습이 북한 출신 여가수라는 배경을 무색하게 합니다.
현재 중국 북경에 체류하며 북한 가요뿐 아니라 중국 노래, 팝페라 등 다양한 분야의 노래를 예고하고 있어 앞으로 김송미 씨가 중국에서 대중가수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하지 않을까 예상되는데요, 그녀를 계기로 더 많은 실력파 북한 가수들이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통해 중국뿐 아니라 더 넓은 세상과 마음껏 소통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