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남한의 의료지원을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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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5월 15일 하루 동안 39만여 명의 유열자가 새로 발생하고 8명이 추가로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누적 발열자는 121만여 명, 사망자 50여 명에 이른 것입니다.

코로나19 확산소식이 보도되자 남한 정부는 북한의 코로나방역에 협력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중국정부도 북한의 코로나방역을 돕겠다고 했고 미국도 국제기구를 통한 코로나19 백신 공급에 협력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북한은 이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기간 북한은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위한 국제적 기구인 코백스(COVAX)의 코로나 공급제의를 계속 거절해왔습니다. 이번에도 북한지도부는 코로나19 발생 지역을 봉쇄하고 검사와 치료를 강화하여 코로나 전파를 최단기간 내에 차단하는 방법으로, 자체의 힘으로 당면 위기를 극복하려 하고 있습니다.

현재 유행되고 있는 코로나19는 오미크론으로, 델타 코로나에 비해 중증으로 전환되거나 사망하는 확률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전파력이 대단히 강합니다. 북한은 예방주사 접종도 하지 못했고 주민들의 건강상태도 좋지 않으며 중증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시설도 없습니다. 감기약조차 부족하여 북한지도부는 군대비상약을 풀어 공급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코로나에 걸리면 고통이 매우 극심합니다. 예방주사를 맞은 사람들도 걸리면 심하게 앓는 경우가 많은데 예방접종도 못한 상태에서 약도 없이 코로나에 걸리면 환자들의 고통은 극심할 것이고 중증으로 전환하는 비율도, 사망률도 다른 나라에 비할 바 없이 높을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 정책이 2년 이상 실시되면서 북한주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물자수입이 중단되어 시장 물가가 몇 배로 뛰고 반대로 장사는 잘 되지 않아 가계 수입이 줄어 생계가 극한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발생지역을 완전히 봉쇄하면 주민들의 먹고사는 문제가 당장 걸리게 됩니다. 중국 상해시도 49일 완전봉쇄기간에 국가의 식량과 부식물 공급에서 차질이 빚어져 집단 탈출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경제상황에서 격리지역에 식량과 부식물을 정상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겠는지 의문입니다.

북한지도부의 강력한 통제로 인명손실이나 주민고통을 감내하면서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할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정책을 지속하기는 어렵습니다. 코로나19는 계속 변형이 나타나기 때문에 완전히 막기 어려우며 독감처럼 생각하고 같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현재 중국과 북한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코로나19 방역조치를 완화, 해제하고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5월에 들어서면서 식당, 극장, 경기장을 비롯한 모든 대중시설의 자유로운 출입을 허용하고 실외 마스크 착용의 의무화를 폐지했습니다. 그리고 외국으로 오가는 사람들의 의무격리도 해제했습니다.

이러한 조치를 취하자면 코로나 백신 접종률을 높여야 하고 중증환자들에 대한 치료조건을 구비해야 합니다. 현재 발전된 나라에서 코로나 예방주사 접종률은 80% 이상, 세계평균 접종률도 50% 넘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자체로 백신개발을 할 수도 없고 당장 전국의 병원을 현대화 할 수도 없습니다. 해결책은 이번 기회에 남한과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국제 백신공급기구인 코백스는 아프리카를 비롯한 전 세계 가난한 국가들을 상대하기 때문에 북한주민들에게 필요한 백신을 충분히 공급할 수 없습니다. 중국 백신은 효력이 충분하지 않아 중국도 방역조치를 해제하는 정책으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 전 주민에게 코로나 백신을 공급할 수 있고 치료약과 치료설비도 제공할 수 있는 국가는 남한뿐입니다. 거기에 국제사회의 지원까지 받아들이면 북한도 위드코로나(With Corona) 정책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남한의 지원을 받아들이는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남한의 지원 수락여부는 북한지도부가 늘 외우는 ‘위민이천’의 진정성을 가르는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김현아,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