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우크라 전쟁 종결이 북한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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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끝날 수 있다는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매우 중요한 역할은 새로운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차단한다고 외교적인 압박을 하기도 하고 러시아 제재를 취소할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대규모 공동 경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외교적 보상도 약속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전쟁을 지속할 의지가 없습니다. 기본 이유는 러시아 측도, 우크라이나 측도 이 전쟁에서 완승을 거두기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쟁 시작 이후 양측에 발생한 전사자가 35만 명, 부상자는 거의 100만 명에 달하는데 여전히 승리는 멀고 멉니다.

그런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끝나면 북한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흥미롭게 우크라이나 전쟁은 큰 참극이었지만, 북한에는 좋은 기회가 됐습니다. 아마 세계에서 북한만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돈을 많이 번 나라는 찾을 수 없습니다. 제일 먼저 북한은 러시아로 대구경 포탄을 많이 수출했습니다. 러시아는 원래 속도전으로 몇 주 이내, 전쟁에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우크라이나의 결연한 항전 의지 때문에 전쟁은 참호전으로 바뀌었습니다.

참호전에서 가장 중요한 무기는 대구경 대포이며, 제일 중요한 군수물자는 대구경 포탄입니다. 세계에서 러시아 군대가 쓰는 대포의 구경에 맞는 포탄을 생산하는 국가는 북한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023년부터 북한은 대러시아 포탄 수출을 시작했고 50~60억 달러의 돈을 번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돈 때문에 지금 평양을 비롯한 북한의 대도시에는 러시아 식품, 러시아 소비품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다면, 포탄 수출도 감소할 것이고 북한의 돈벌이도 사라질 겁니다. 북한은 러시아로 포탄뿐만 아니라 병사들도 파병했습니다. 1만 1천 규모의 북한 병사들은 지난해 10월 러시아에 도착하고, 12월 중순부터 우크라이나 군대와 싸웠습니다. 생포된 북한 군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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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중순, 북한 군인들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전장에서 사라졌습니다. 여러 가지 가설이 있지만 제일 그럴듯한 가설은 북한 군인들이 현대전에 대비한 훈련을 받지 못해서 사상자들이 너무 많이 생겼고, 다시 새로운 훈련을 받았다는 주장입니다.

북한 군대는 제2차 대전식 전쟁을 위해 훈련을 받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모습은 북한군이 연습한 전쟁과 사뭇 다릅니다. 비행기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무인기가 사실상 개별 병사를 사냥하고 있습니다. 전차나 장갑차는 무인기 때문에 거의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대는 이렇게 3년 동안 싸워왔기 때문에 무인기를 회피하는 방법을 잘 알지만, 그런 훈련을 받은 적 없는 북한 군대는 사상자들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의 예측과 달리 전쟁이 계속된다면, 북한군은 다시 전장에 모습을 드러낼 겁니다. 그러나 전쟁이 곧 끝날 경우, 북한 병사들은 전장에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에 있는 군인들의 가족들에게는 좋은 소식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 정권은 그렇지 않습니다.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다는 소식이 될 것입니다.

전쟁 때문에 부쩍 가까워진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 정치 관계는 계속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역설적으로 순수한 경제적 입장에서 보면,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결은 북한 경제에 타격이 될 겁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