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가 오는 6월 개장을 앞둔 가운데 철도와 도로망 확충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새 기차역을 짓고, 철도 복선화 공사와 함께 원산갈마비행장을 연결하는 도로까지 새로 만드는 모습이 식별된 건데요. 본격적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천소람 기자가 해당 지역의 위성사진을 살펴봤습니다.
복선 철도, 신규 역 건설 중... 관광객 운송 위한 교통망 확충
한국의 위성사진 업체 ‘SI 애널리틱스(SI Analytics)’가 지난 2월 26일 공개한 북한 강원도 원산 일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위성사진을 분석하는 SI 애널리틱스는 원산갈마비행장 일대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대규모 철도 복선화 공사와 새로운 기차역 건설이 진행 중인 모습이 포착됐다”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0월 3일에 촬영된 위성사진에 따르면 갈마역에서 원산갈마비행장까지 이어지는 철로와 인접한 건물들이 철거 중인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약 4개월이 지난 2월 17일에는 주택 철거가 마무리되고, 철도 기반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 중인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SI 애널리틱스는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광범위한 토공 작업이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 단선 철도의 복선화가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협력해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으로 보아 이 철도 복선화 작업은 열차 승객 증가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SI 애널리틱스의 설명입니다.

또 지난 1월 17일과 2월 17일에 촬영한 또 다른 위성사진에는 철도 복선화 공사 상황이 더 자세히 나타납니다.
철도 기초 공사가 진행 중인 1월 17일에는 아직 선로가 깔려 있지 않은데, 한 달이 지난 2월 17일에는 일정 부분 설치된 모습이 식별되고, 선로 오른쪽 넓은 공터에서는 지반을 다지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또 SI 애널리틱스는 원산갈마비행장 남쪽에 광범위한 토목 공사가 진행 중인데, “역 중앙 홀, 광장 또는 이와 유사한 시설을 위한 넓은 공터가 개발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원산갈마비행장과 연결된 새 도로도 건설

기차역을 짓는 지역으로 추정되는 곳의 북쪽에서는 기존 원산갈마비행장으로 연결되는 도로망이 개발 중인 모습도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지난 2월 4일과 17일에 각각 촬영된 위성사진에서 원산갈마비행장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연결하는 새로운 도로 건설이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이 확인된 겁니다.
또 지난해 2월 4일에는 아직 새로운 도로 건설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13일 뒤인 2월 17일에는 기존 도로와 연결되는 새 도로가 생긴 모습이 식별됐습니다.
이러한 철도 및 도로망 확충과 관련해 SI 애널리틱스는 “복선 철도, 새 기차역과 도로 등 새로운 교통 경로를 구축해, 관광객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로 운송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원산갈마비행장을 중심으로 항로와 육로 교통망이 동시에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에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개발 계획에 참여했던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 관리 출신 리정호 코리아 번영개발센터 대표는 지난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철도 건설은 애초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개발 계획에 포함돼 있던 사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리정호] 원산갈마해안 국제관광지를 (기획)할 때 공항, 크루즈선이 선착할 수 있는 항구, 철도역 등의 (건설) 계획이 다 있었습니다. 러시아에서 관광객이 나진 쪽에서 들어와서 기차로 원산까지 올 수 있고, 배로도 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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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해 12월 29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매우 만족감을 표하며 해당 지역을 오는 6월부터 운영할 것을 지시한 바 있습니다.
SI 애널리틱스는 북한이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피하고, 체제 선전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통해 벌어들인 외화가 핵 개발 등 군사적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북한 사회의 전통적인 가치가 흔들려, 오히려 체제 불안정성이 가중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코로나 대유행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서방 단체 관광객을 받아들였지만, 3주 만에 돌연 관광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으로 북한 내부의 모습이 노출되고, 외부 정보가 유입되는 것을 우려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6월 개장을 앞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인근에 철도와 도로 확충에 나서면서, 앞으로 본격적인 관광객 유치에 나설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천소람입니다.
에디터 노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