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방 주민, 직장 출근 대신 땔감 구하러 산행

앵커:올겨울 강추위에 땔감을 구하기 위해 산으로 가는 북한 주민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이들은 직장 출근보다 땔나무 해결을 중시하는 모습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는 도시 아파트건 농촌 주택이건 나무나 석탄으로 겨울 난방을 자체 해결해야 합니다. 수도 평양을 제외한 지방은 중앙난방, 지역난방 등의 난방 체계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국가가 겨울용 석탄과 화목 일부를 공급했지만 경제난 이후 다 없어진 상태입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4일 “올 겨울 특별히 추위가 심했다”며 “추위에 견디다 못해 직장 출근을 집어 치우고 땔나무 하러 다니는 주민이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1월부터 2월초까지 함경북도 북부 지역 기온이 영하 15도 아래로 내려간 날이 많았다”며 “추위가 길게 이어지면서 일요일은 물론 평일에도 나무하러 가는 사람이 도로에 가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화목 해결은 남자들 몫”

“시내에서 가까운 산에는 나무가 없어 보통 3~40리 되는 먼 곳에 가야 한다”며 “도끼와 톱, 점심밥을 넣은 배낭을 메고 자전거를 타거나 눈썰매를 끌고 아침 일찍 떠나는게 보통”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일반 가정 치고 겨울 나이(나기)용 석탄이나 화목을 충분히 마련하는 집은 거의 없다”며 “대부분 그시그시(그때그때) 산에서 해온 나무로 불을 때는데 화목 해결은 흔히 남자들의 몫”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쌀은 돈이 없으면 살 수 없지만 나무는 돈이 없어도 부지런하면 어느정도 해결이 가능하다”며 “2~3일에 한번 나무를 해오지 않으면 온 가족이 추위에 떨어야 하는 상황에서 어른들이 어쩔 수 없이 직장 출근을 미루고 나무하러 다녀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회사에 출근하지 않아도 지방의 경우 겨울에 특별히 할일이 없는 만큼 장기 결근자가 아닌 경우 퇴비 과제만 제대로 하면 비판 받는 것으로 끝나는게 보통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안북도 향산군의 한 노인이 거리에서 땔감 나무를 모으고 있다.
평안북도 향산군의 한 노인이 거리에서 땔감 나무를 모으고 있다. 평안북도 향산군의 한 노인이 거리에서 땔감 나무를 모으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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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나선시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일반 가정 치고 산에 나무하러 다니지 않는 집이 거의 없다”며 “올해 특별히 나무하러 다니는 사람이 많았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대부분 집들이 겨울에 석탄이 아니라 나무를 땐다”며 “석탄을 전력생산에 총 집중하는 관계로 나무보다 석탄이 더 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설사 겨울용 석탄을 충분히 마련했다 해도 나무가 있어야 하는데 그 이유는 갈탄은 불을 피울 때마다 불쏘시개 나무가 적지 않게 들기 때문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그는 “아무리 아껴도 땔감이 부족한데 올해는 추위가 극심해 나무가 더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겨울에 보통 일주일에 2번 정도 나무를 해오면 그럭저럭 견딜 수 있었지만 올해는 방을 덥히기 위해 불을 더 때다 보니 이틀에 한번은 나무를 해와야 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산에서 원목을 베어오는 건 절대 안되며 죽은 나무나 마른 나뭇가지, 잡관목 같은 것만 베도록 통제하고 있습니다. 산이 가까운 도로에 산림감독초소가 있어 주민이 한 나무를 일일이 검열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