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미 MD 무력화 능력 확보’ 이후 미북협상 구상”

앵커: 한국 외교관 출신인 김건 의원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MD)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이후, 보다 유리한 구도에서 미북 협상을 진행할 구상을 하고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27일 국회에서 ‘북핵 협상의 최전선에서: 한반도 평화의 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진행된 한국의 여당 국민의힘 의원들의 공부모임 ‘내일’ 회동.

북핵외교기획단장,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역임한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발표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현재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협상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이유는 아직 협상할 조건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은 김 총비서가 2019년 두 번째 미북 정상회담의 결렬, 이른바 ‘하노이 노딜’ 이후, 차후 협상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MD)을 무력화할 능력을 보여준 이후 진행해야 원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핵 단추가 책상 위에 있다’는 자신의 위협(2018년 1월 1일 김정은 총비서 신년사)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를 떠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MD) 능력에 대한 신뢰가 있었던 것으로 김 총비서가 해석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북한이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세 가지 능력, 즉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 핵탄두 소형화 기술, 다탄두 기술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은 또 북한이 소형화된 수소폭탄을 다탄두에 포함하는 방안을 갖고 있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김건 국민의힘 의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MD)을 믿고 나를 무시하고 갔으니까 다음에 내가 협상을 하게 되면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확실히 무력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고 그러고 나서 해야 되겠구나 생각했을 것입니다. 세 가지가 있는데요. 첫째는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입니다. 다탄두는 소형화된 수소폭탄이어야 됩니다. ICBM을 멀리 날렸는데 도시 하나를 파괴할 정도가 되어야 그 의미가 있거든요.

“러시아 민감기술 지원 여부, 북러거래 가장 중요한 요소”

김 의원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재진입 기술 입증을 위해서는 실각 발사가 요구되고 핵탄두 소형화 기술과 수소폭탄 소형화 기술 확보를 위해서는 (최소) 두 번의 핵실험이 필요한데, 아직 북한이 이러한 시험을 진행하지 않는 것은 필요한 기술적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김 의원은 북한이 자신들이 원하는 기술 수준에 빠르게 도달하기 위해 북한군 파병 등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밝혔고, 러시아의 관련 기술 지원 여부가 북러 간 거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습니다.

[김건 국민의힘 의원] ICBM은 실각 발사를 해야 하고 핵실험은 두 가지를 해야 됩니다. 자꾸 막히니까 러시아로 간 겁니다. 그래서 러시아와 북한 간 거래에 있어서는 이게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만한 기술 수준에 빨리 도달하기 위해서, 심지어 저렇게 많은 병사들을 희생하면서까지, 러시아하고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이밖에 김 의원은 북한 체제에 대해 “경제발전, 해외교류를 못하며 서서히 죽어가는 체제”라고 진단했고, 김 총비서에게는 2019년 두 번째 미북 정상회담이 일생일대의 중요한 기회였다고 밝혔습니다.

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미북 정상회담에서 김 총비서에게 영변 핵시설 폐기와 함께 강선단지 포기를 요구한 배경에는, 과거 영변 동결, 영변 폐기에 합의했던 제네바 합의, 6자회담 이상의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정치적 고려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건 국민의힘 의원의 모습.
김건 국민의힘 의원의 모습. 김건 국민의힘 의원의 모습. (/ RFA PHOTO)

관련 기사

“북, 올해 ‘군사적 도발 극대화’ 가능성”

“북, 내년 미 신정부 출범 후 핵실험 위협 수위 높일 것”


한편 북한이 미북 협상에 나서기 전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앞서 제기된 바 있습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월 21일 ‘북한의 2024년 군사동향과 2025년의 선택’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이 명백해질 경우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최대한 이익을 끌어낸 이후 핵무장국으로 미국과 핵협상에 나설 것이며, 협상에 앞서 최대의 긴장을 유발하고자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12월 24일 ‘트럼프 행정부 2기 미북 대화 가능성과 조건 분석’ 보고서에서 “북한이 미국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 중 하나는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은 지난해 12월 12일 ‘2024년 정세평가 및 2025년 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이 미국에 대해 핵무력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중 7차 핵실험 실시를 위협할 수 있다고 밝혔고, 정찰위성 재발사, 핵잠수함 건조 공개 등을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북 인식을 탐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