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를 방문한 리히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블라디미르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를 방문한 리히용 북한 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현지 시간 26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통합러시아당 대표(국가안보회의 부의장)를 만난 데 이어 27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동했습니다.
드리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크렘린궁에서 리히용 비서와 만났다”고 밝혔지만, 양측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앞서 메드베데프 대표는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리 비서와의 면담 사실을 공개하며 지난해 6월 체결한 북러조약이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자주 정책 추구에 대한 공동 열망에 완전히 부합한다”며 재차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또한 통합러시아당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리 비서는 “오늘날 조러 관계는 정치, 경제, 문화, 군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양국 집권당이 정치적 결속력과 전략·전술적 협력, 상호 지지 및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러 ‘전략적 협력’ 지속한다는 의지 표명”
한국 국무총리실 산하 연구기관 통일연구원(KINU)의 조한범 석좌연구위원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노력이 진행되는 등 새로운 변수가 생긴 상황에서 북러 양측이 전략적 협력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회동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조 석좌연구위원은 “북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 혹은 휴전될 경우 자신들의 전략적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우려하는 상황”이라며, 잇단 면담을 통해 북한의 불안감을 해소해주려는 러시아의 모습 또한 확인된다고 밝혔습니다.
조 석좌연구위원은 “러우 전쟁이 종전 혹은 휴전된다고 하더라도 러시아 역시 북한의 군사적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향후에도 양측 간 협력관계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KINU) 석좌연구위원] 지금 트럼프발 러우전쟁 강제 휴전 또는 강제 종전의 흐름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생겼기 때문에 양측이 서로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상황 변화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협력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회동이라고 볼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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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러시아 답방이 논의되었을 것이라는 전문가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한국 국방부 산하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두진호 연구위원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리히용 비서가 메드베데프 대표와 회동한 것도 러시아로서는 최고의 예우를 갖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데 푸틴 대통령까지 만났다”며 “이는 리 비서가 ‘김정은 특사’로 러시아를 방문했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메드베데프 대표는 푸틴의 최측근이자 러시아의 전직 대통령으로, 북한 노동당 비서인 리 비서가 메드베데프 대표에 이어 푸틴 대통령까지 이례적으로 만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두 연구위원은 이 자리에서 김정은 총비서의 모스크바 방문에 대한 합의가 있었고, 북러조약의 심화 발전에 대한 양측 간 합의도 이뤄졌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두 연구위원은 이 자리에서 북한군 추가 파병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 푸틴 대통령을 만나서 리히용 비서가 결국 ‘김정은 특사’라는 것이 확인이 된 것이죠. 리히용 비서가 당대표 자격으로 갔고 당 국제부장이 수행을 했기 때문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위한 큰 틀에서의 일정, 의제, 방법 등에 대한 양측의 공감 그리고 합의가 있었을 것 같아요.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1월 김정은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과 관련해 “구체적 정보가 나오는 대로 알리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러시아는 오는 5월 9일 전승절 기념 열병식을 개최하는데 일각에서는 김 총비서의 방러가 이 시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난해 11월 자유아시아방송에 올해 러시아에서 북러 정상회담이 이뤄질 경우 북한이 파병의 대가로 핵·미사일 관련 기술지원 등 자신들이 원하는 최대치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