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미 항모 입항 비난…한국 “도발 명분 쌓기”

앵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항모강습단이 한국에 입항한 가운데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이에 대한 비난 담화를 내놨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 차원에서 이 같은 담화를 내놓은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4일 담화를 통해 지난 2일 미 해군 제1항모강습단의 부산 작전기지 입항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의 대미 비난 담화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그리고 지난해 11월 5일 한미일 연합 공중훈련 계기 이후 처음입니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미국이 추구하고 있는 행동을 동반한 대조선적대시 정책은 우리의 핵 전쟁 억제력의 무한대한 강화의 명분을 충분히 제공해주고 있다”며 “우리도 마땅히 전략적 억제력 행사에서 기록을 갱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부부장은 “미 전략자산의 전개가 악습화된 행태로 굳어지고 우리의 안전권에 부정적 영향이 미치는데 대처하여 우리도 적수국의 안전권에 대한 전략적 수준의 위혁적 행동을 증대시키는 선택안을 심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김 부부장의 담화를 북한이 핵 미사일 개발을 정당화하고 도발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로 평가했습니다.

국방부는 4일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북한의 핵은 절대 용인될 수 없는 것으로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생존의 길은 핵에 대한 집착과 망상을 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조만간 북한이 전략 도발을 벌일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최근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동향이 있어 이를 예의주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4일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입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공보실장] 북한은 최근 접적 지역에서의 대규모적인 활동은 아직 식별되지 않았지만 건설한 초소에서의 근무라든지, 철책을 점검하는 등의 활동은 식별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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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방어적 훈련인 한미의 대응을 빌미로 북한이 강경 대응을 위협한 것으로 북한의 상투적인, 적반하장식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는 통상적으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의중이 반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주목됩니다. 이번 담화의 경우 조만간 진행되는 한미의 FS, 프리덤실드 연습에 대한 김정은 총비서의 불편한 심기가 반영됐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됩니다.

앞서 미국의 제1항모강습단은 지난 2일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습니다. 제1항모강습단에는 항모 칼빈슨함을 비롯해 프린스턴 순양함, 스터렛 이지스구축함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미 항모의 방한은 지난해 6월 루즈벨트함 이후 약 8개월 만입니다.

북한 가상화폐 해킹 일러스트레이션.
North Korea's Bitcoin Hacking Operations 북한 가상화폐 해킹 일러스트레이션. (RFA)

국정원 “북, 고도화된 해킹으로 기밀자료·핵심기술 절취”

이런 가운데 한국 국가정보원은 4일 북한 해킹 조직이 고도화된 해킹 수법을 활용해 국가 기관 및 첨단 기업의 기밀 자료와 핵심기술을 절취하고 있다며 관련 업계에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 해킹 조직은 IT 용역업체를 해킹해 기관이나 기업으로 우회 침투할 수 있는 경로를 확보합니다. 또한 프로그램의 취약점을 악용하거나 보안관리의 허점을 노려 자료 탈취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윤오준 국정원 3차장은 “(북한의) 소프트웨어 공급망 공격은 광범위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IT 공급자와 사용자 모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에디터 이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