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국방부 정책 차관 후보자가 심화되는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간 군사적 연합에 대응하는데 미국 동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 후보자는 4일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진행된 인준 청문회에서 최근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간 군사적 연합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는 심각하게 우려되는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콜비 후보자는 이를 ‘반 연합’(counter-coalition)이라고 부르며 이 연합의 중심축에 경제적으로 규모가 가장 큰 중국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중국의 지원 덕분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이 지속될 수 있고, 중국과 이란이 서로 돕고 있으며 러시아는 북한을 지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시아판 NATO 구상에 회의적”
그는 ‘반 연합’에 대응하기 위해 미군의 대비 태세를 더욱 강화하고, 병력을 적절한 위치에 배치하며, 국방산업 기반을 탄탄하게 다지고 충분한 국방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동맹국이 더 적극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콜비 후보자] 일부 동맹국들은 이미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스라엘, 인도, 한국, 폴란드 등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동맹국 중 큰 경제력을 가진 국가들은 아직 충분한 역할을 하지 않고 있는데 이제서야 조금씩 기여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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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국의 동맹국들은 ‘반 연합’보다 훨씬 더 큰 경제적 역량을 갖고 있다며 그것을 실제 군사력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특히, 유럽과 일본, 대만을 지목하며 이들이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하고 그럴 능력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콜비 후보자는 또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다자 군사안보체를 구축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국, 미국, 일본 간 3자 협력은 긍정적인 신호이지만 최근 한국 내 정치적 변화를 보면서 한미일 3자 협력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지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일본은 동북아시아에 중국과 직접 대치하고 있고, 인도는 중국과 국경 문제를 안고 있으며 호주(오스트랄리아)는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는데다 전략적 우선순위가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까닭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다자협력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있지만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와 같은 거대한 구상을 실현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미 확장억제 회의적”
콜비 후보자는 그동안 한미 확장억제는 효과가 없고, 주한미군 역할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혀왔습니다.
그는 지난해 12월 자유아시아방송(RFA)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미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데 효과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을 수 있는 것을 무릅쓰고 한국에 확장억제(핵우산)을 제공하는 것은 합리적인 것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이 개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