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외국문도서출판사, 혁신자에 상금 대신 ‘조영사전’ 지급

앵커: 평양 외국문도서출판사가 혁신자들에게 상금 대신 자사에서 출간한 ‘조영사전’을 지급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1963년 설립된 이후부터 해외 과학기술 참고서를 비롯한 외국어사전 등을 출판하는 평양 외국문도서출판사는 북한에서 외국어교육과 과학기술교육을 발전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국가기관입니다.

평안북도에 출장 나온 평양시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평양 외국문도서출판사 종업원 총회에서 혁신자들이 조영사전을 표창 상금 대신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월 말(27일) 진행된 종업원 총회에서 혁신자로 선발된 종업원은 10명”이라며 “표창 상금을 현금이 아니라 조영사전으로 준 것은 처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보통 공장 노동자들에게 장려금으로 수여되는 표창 상금은 월급(5만원: 미화 2.27달러)의 20%를 현금으로 주는 것이 관례”라며 “올해 첫 표창 상금으로 자사가 출간한 조영사전을 준 것은 종업원들의 근로의욕을 자극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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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영어 단어를 조선말로 번역한 조영사전은 평양장마당에 넘겨도 5만원이어서이들을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종업원들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조영사전은 평양외국어대학과 전국 대학도서관에 보급하기 위해 외국문도서출판사에서 전문 출판한다”고 전했습니다.

고급중학 3학년용 영어 교과서(왼쪽). 초급중학 3학년의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대원수님의 혁명활동' 교과서(오른쪽). 바위에 큰 글로 새겨진 '정일봉'의 사진이 표지로 사용되고 있다. (사진 제공-아시아프레스)
고급중학 3학년용 영어 교과서 고급중학 3학년용 영어 교과서(왼쪽). 초급중학 3학년의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대원수님의 혁명활동' 교과서(오른쪽). 바위에 큰 글로 새겨진 '정일봉'의 사진이 표지로 사용되고 있다. (아시아프레스)

“지방 대학엔 조영사전 1~2권 정도가 전부”

“영어공부가 필수인 대학생들에게 조영사전은 필수이지만 출판사의 자금난으로 10년에 한번 정도 찍는 것도 많이 찍지 못한다”며 “올해 출판된 조영사전은 평양에 자리한 대학 도서관에는 50권 정도 각 지방대학에는 10권 정도 보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지방대학으로 보급된 조영사전은 절반 정도가 장마당으로 빠져나가고 지방대학 도서관에는 1~2권 정도밖에 비치돼 있지 않아 지방 대학생들은 조영사전을 빌려보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평성 장마당에서는 조영사전이 판매되고 있는데, 외국문도서출판사에서 운영 자금을 벌기 위해 평성 장마당에 100부 정도 넘긴 것도 있지만, 출판사 종업원에게 표창 상금 대신 준 것도 나와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평성 장마당에서 조영사전이 다른 시, 군으로 도매되는 가격은 1권에 내화 15만원(미화 6.8달러), 소매가는 20만원(미화 9달러)”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