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길어질 경우 북한이 장기적으로 5차, 6차 파병까지 감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 1~2월 쿠르스크 전선에 2차 파병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난달 27일 밝힌 한국 국가정보원.
같은 날 한국 군 당국도 북한 군 추가 파병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의 말입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지난달 27일)]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습니다. 합참은 북한 지역 내 북한 군 동향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장기화되면 북한이 5차, 6차 파병까지 감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이상근 연구위원은 ‘북한 군 러시아 추가 파병의 의미와 파급 영향’을 주제로 낸 보고서에서 북한이 “사상자가 계속 발생하더라도 러시아가 쿠르스크 지역을 완전히 수복할 때까지 또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함께 싸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며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북한이 전쟁 기여도를 높여 러시아로부터 더 강력한 군사적 보상을 받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전쟁이 길어지면 여러 차례의 추가 파병이 이뤄질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 군 추가 파병과 전과 향상은 그 대가로 러시아에 요구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진다는 의미라며, 경제·과학기술 지원 뿐 아니라 국제 무대에서 북한에 대한 노골적인 지지까지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북한 군 파병이 거듭되면 러시아가 북한 핵보유를 인정할 수밖에 없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를 무너뜨리려 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다만 파병이 김정은 정권에 이른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국행을 원하는 북한 군 포로들이 늘어나면 이는 곧 김 총비서의 체면 손상으로 이어지며, 속출하는 사상자는 군인들과 그 가족들의 체제 및 지도자에 대한 불만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위원은 김 총비서가 최근 김일성정치대학을 방문해 연설하는 등 사상 무장을 거듭 강조하는 것도 이를 의식한 것이라며, 이 같은 조치로 이른바 ‘장마당 세대’인 군인들의 분노를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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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크라이나에 다녀온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5일 “북한 군 3천 5백여 명이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현지 적응훈련을 받고 있고 3차 파병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 의원은 우크라이나 정보총국을 인용해 “2차 파병 규모는 1천 5백여 명 수준”이라며 “이미 현지 적응훈련 후 러시아 쿠르스크 인근에 배치됐다”면서 이같이 전했습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정보총국이 파악한 북한 군 전사자는 지난달 26일 기준 4백여 명, 부상자는 3천 6백여 명”이라며 “부상자 가운데 3백여 명은 치료를 받은 뒤 전선에 다시 투입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인권단체 “북한 군 포로 송환 시 수술비 지원”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군에 붙잡힌 북한 군 포로를 하루 빨리 한국에 송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인권단체들로부터 거듭 제기됐습니다.
사단법인 북한인권, 올바른 북한인권법을 위한 시민모임,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등 한국 내 북한인권단체들은 이날 “북한 군 포로는 헌법상 한국 국민”이라면서 한국 정부가 이들을 데려오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특히 턱에 총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 포로에게는 한국에 오면 완치될 때까지 모든 수술비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태훈 사단법인 북한인권 이사장의 말입니다.
[김태훈 사단법인 북한인권 이사장] 수술을 받고 싶다고 하는데, 저희가 수술을 시켜줄 용의가 있으니 최대한 빨리 데려 오기를 촉구합니다. 인권단체들이 다방면으로 기금을 모아 지원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포로들이 북한에 돌아가면 변절자 취급을 받아 박해를 받거나 심하면 처형될 우려가 있다며, 조속한 송환이 인도주의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