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매체 평양 복귀...북중 관계개선 신호탄?

앵커: 최근 중국 언론 기자들이 평양에 복귀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중국과 관계 개선을 통해 중국인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동시에 평양 사정을 외부에 노출하는 데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는 것이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외국 언론 기자, 5년 만에 평양 복귀

한국 통일부와 주북 중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중국 인민일보와 중국중앙TV(CCTV) 소속 기자들이 지난달 27일 신의주를 통해 북한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북한에서 철수했던 중국 관영매체 기자들이 5년 만에 복귀한 셈인데요.

주북 중국대사관은 홈페이지에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가 평양에 부임한 중국 관영매체 기자들과 만난 사진을 게재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도 평양지국을 재가동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진은 북한을 관광 중인 중국인 관광객들이 여권 대신 국경관광용 통행증을 손에 들고 있는 모습.
사진은 북한을 관광 중인 중국인 관광객들이 여권 대신 국경관광용 통행증을 손에 들고 있는 모습. 사진은 북한을 관광 중인 중국인 관광객들이 여권 대신 국경관광용 통행증을 손에 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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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관영매체인 타스통신의 기자들이 북한에 들어갔는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밖에 북한의 국경 봉쇄 전 평양 지국에 외신 기자를 파견했던 미국 AP 통신, 프랑스 AFP 통신, 일본 교도 통신은 평양 복귀 여부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 질의에 10일 오후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북, 중국인 관광객 유치 준비?

이와 관련해 진 리 전 AP 평양지국장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는 북한이 5년 이상 국경을 봉쇄한 후 점진적으로 재개방하는 또 하나의 단계”라고 평가했습니다.

리 전 지국자은 “신뢰하는 매체의 일부 외신 기자 복귀를 허용한 것은 북한이 외부인의 시각에서 평양을 보여주고 홍보하는 것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리 전 지국장은 지난해 동서재단이 주최한 대담에서 평양에서 언론인으로 지내던 시절을 회상하며 외국인 기자들의 접근을 극도로 제한했던 통제적인 취재 환경의 어려움을 털어놓았습니다.

[리 전 지국장] 북한 정권은 외국 기자들을 거의 초청하지 않는데 조직된 정권이 짜놓은 취재 현장에 가게 됐을 때 당신은 실제로 거의 자유가 없습니다. 북한 정권은 기자들을 그들이 원하는 곳으로 데려가고, 그들이 원하는 사람과 인터뷰하게 합니다. 그래서 저는 현장에 가서 나만의 규칙을 정하는 게 중요했습니다.

그는 “이 기자들이 평양 외 지역에도 접근할 수 있을지, 특히 5년 간의 고립 속에서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취재할 기회를 가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떤 경우든, 비록 보도가 (북한에) ‘우호적’일지라도 북한 내부에서 나오는 외국 언론의 시각이 늘어난다는 점은 긍정적인 일”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 연구기관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같은 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 기자들의 평양 복귀를 허용한 것은 북한이 경색된 북중 관계를 개선하려는 초기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이 중국과 관계를 개선한 뒤 다음 단계로 2024년 2월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가 요청한 것처럼 중국인 관광객의 북한 방문을 재개하는 조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코로나19 이전까지 중국인 관광객이 북한 외국인 관광의 95%를 차지하며 북한 정권에 중요한 수입원이 됐다는 점을 상기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