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탈북 시도 청년 3명 공개처형

앵커: 최근 북한 당국이 남한으로 가려던 주민들을 체포해 공개 처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국은 ‘탈북자의 흔적을 없애라’며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까지 저질렀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은 3일 “이제는 남한행을 하다가 잡히면 무조건 공개 총살한다”면서 “지난 2월, 당국이 남한으로 가다가 잡힌 청년들을 지역 주민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 총살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며칠 전 황해남도에 있는 지인(공개처형 직접 목격)이 여기(신의주)에 출장을 왔다가 탈북하려던 청년들이 공개 처형된 소식을 전해주었다”면서 “30대의 청년 3 명(김 씨 형제 2명, 김 씨 형제 중 형의 친구인 이 씨)이 바다를 이용해 탈출하던 중 우리(북한) 경비정에 발각되어 체포된 사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수개월간 준비하여 배(목선)를 구입한 이들은 불행하게도 바다 한 가운데서 운해(안개)가 끼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면서 “하지만 무작정 (나침반을 보며) 남쪽으로 향하다가 경비정이 보이자 남한 어선인 줄 알고 ‘우리는 남한으로 가려고 탈북한 사람들이다. 살려 달라’고 소리쳤다가 현장에서 북한 경비정에 체포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당국은 주민들에게 탈북하면 이렇게 된다는 공포심을 안겨주려고 인근 지역의 공장, 농장, 학교에 (송정리 주민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지정 장소에 모이라는 지시를 내렸다”면서 “주민 대부분이 영문도 모른 채 모였다가 끔찍한 총살 현장을 목격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공개처형을 집행한 도 안전국, 도 보위국, 도 검찰소 성원들은 ‘탈북자의 시신은 이 땅에 묻힐 자리가 없다’며 각 사람에게 90발씩 사격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면서 “(형체 없이) 흩어진 시신마저 모두 불태워 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공개총살 현장에서 어린 학생들은 기겁하여 소리를 지르고 일부 주민 십여 명이 기절하여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등 소동이 일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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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형 현장을 목격한 평안북도의 다른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4일 “이제는 남한으로 가려고 탈북하는 주민은 총살형에 처한다”면서 “과거 탈북한 주민에게 가해지던 교화형(최대 15년형)이 올해부터 총살형으로 바뀌었다”고 전하며 “이 이야기를 처형 현장에서 들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탈북자는 이 땅에 묻힐 자리 없다’ 공개총살 후 소각

소식통은 “지난 2월 황해남도에서 배(목선)를 타고 남한으로 가던 청년 3명이 공개재판에서 총살되었다”면서 “당국은 바다로 탈출하려던 청년들을 잔인한 방법으로 총살함으로써 주민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원래 처형대상은 말뚝에 목과 몸, 다리 부분을 세 마디로 묶었는데 이번에 총살한 대상은 모진 고문으로 몸을 지탱하지 못하자 여섯 마디로 묶었다”면서 “이들에게 ‘나라를 배반한 자들은 마땅히 처형해야 한다’며 각 (기관총) 90발씩 발사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대부분의 주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황해남도 옹진군 마산면) 송정리(현재 냉정리) 13반 논 가운데 모였다가 끔찍한 총살현장을 목격했다”면서 “눈에 검은 천을 가리고 입에 재갈을 물리고 끌려 나온 청년들이 수십 발의 총탄을 맞고 (시신이) 산산이 흩어지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생계형 탈북은 (최대 15년) 교화형에 처하던 당국이 이제는 총살로 대응하자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