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 종전협상 재개...북한군 포로 어디로?

앵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재개하면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들의 송환 문제가 거론될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군 포로 송환이 협상의 핵심 의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인도적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11일부터 사흘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목표를 논의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측과 회담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미국 측에서는 루비오 장관과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대통령 중동특사가 참석하며,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안드리 예르막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속도를 내면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의 송환 문제가 제기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포로들이 최근 한국행 의사를 밝힌 만큼 “한국으로 데려오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입니다.

“협상 핵심 쟁점 안 될 것”

하지만 일부에서는 종전 협상의 카드로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도 제기되며, 최악의 경우 러시아나 북한으로의 강제 송환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아태전략센터의 데이비드 맥스웰 부대표는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통화에서 “북한군 포로 문제가 종전 협상에서 핵심적인 쟁점이 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부대표] 저는 이것이(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 어떤 식으로든 중요한 협상 카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는 인도적 문제이며 전쟁법과 관련된 사안입니다.

지난달 25일 유용원 의원(왼쪽)이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리 씨(오른쪽)와 면담하는 모습.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과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리 씨. 지난달 25일 유용원 의원(왼쪽)이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리 씨(오른쪽)와 면담하는 모습.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

“이 문제로 종전 협상 지연 않을 듯”

맥스웰 부대표는 “북한군 포로들이 한국으로의 송환을 희망할 경우, 한국, 미국,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러시아가 이를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할 가능성도 있지만, 두 명의 북한군 포로가 전체의 협상 판도를 뒤흔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이들의 본국 송환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현재의 대규모 전쟁 상황을 고려할 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이 문제로 협상을 지연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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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클링너 미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이날 RFA에 “북한군 포로 문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을 해결하는 데 있어 다뤄야 할 수많은 문제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포로의 특정 국적을 특정하는 것보다는, 1994년 제3차 제네바 협약에 명시된 포로의 대우 및 송환 절차에 대한 포괄적인 언급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합의문에 언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려면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제네바 협약의 이행과 준수를 감독할 주요 책임을 맡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용원 의원(오른쪽)과 북한군 포로 백 씨(왼쪽)의 모습.
유용원 의원과 북한군 포로 백 씨의 모습. 유용원 의원(오른쪽)과 북한군 포로 백 씨(왼쪽)의 모습.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

“미국 갈 가능성은 낮아”

일각에서는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포로 문제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부 한국 언론은 미국이 북한군 포로를 미국으로 데려가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맥스웰 부대표는 이에 대해 “북한군 포로들이 미국으로 망명할 가능성은 낮다”고 일축했습니다.

그는 “언어 장벽과 정착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국가는 한국”이라며 “한국은 북한이탈주민의 정착을 지원하는 제도를 갖추고 있고, 북한군 포로들은 법적으로도 한국 국민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미 국무부는 북한군 포로 송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10일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에디터 박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