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북러관계’ 강화 이후 ‘대미관계’ 재구축 모색”

앵커: 북한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먼저 강화한 이후 미국과의 관계 재구축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제시됐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 통일연구원(KINU)의 정성윤 선임연구위원이 12일 발표한 ‘트럼프의 질주와 남북관계’ 보고서.

정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북한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핵 능력 고도화 및 대북제재 무력화에 대한 일부 성과를 획득한 이후 대미관계 재구축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며 “최소한 올해 북한의 대외정책 기조는 ‘선 북러관계 강화, 후 대미관계 모색’이 유력하다”고 밝혔습니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러시아와의 협력이 성공적이라고 판단하고 당분간 대러 협력 성과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동시에 북한이 선제적인 대미행보는 자제할 것으로 바라봤습니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전 추진 과정에서 보이는 모습을 예의주시한 이후, 이를 고려한 대미전략을 신중히 구상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와 함께 정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한국에 대해서는, 러우전쟁 파병으로 인해 전쟁수행 능력이 줄어든 만큼 가급적 현상 유지를 추구하겠지만, 저~중강도의 군사 도발은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또 북한이 2016년 1월 4차 핵실험을 진행한 이후 한국과의 관계를 단절한 채 미국에 핵 협상 논의를 제안했듯, 또다시 ‘통미봉남’에 적극 나설 수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정부를 향해 강력한 도발억제태세를 확립할 것을 요구했고, 한국 국회를 향해서는 여야를 떠나 한미동맹 강화 및 북한의 적대적 대남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출판된 ‘문답으로 풀어본 트럼프와 한반도’에서는 북한의 ‘통미봉남’에 대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 정상회담 개최 이전에 미국 정부가 북한과 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도록 한미 부처 간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라고도 제언했습니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또 해당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중반을 전후해 미북 간 협상이 진행될 수 있지만, 1기 때보다 대화 환경이 나빠 협상 성공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미국이 결국 힘을 통해 북한의 행동을 바꾸려고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이때 미국이 강력한 대북 강압에 나서며 핵협의그룹(NCG)을 나토식 핵공유 체제로 진화시키는 등 확장억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며, 한국은 기회가 오면 대북 억제력 강화에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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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월 21일 ‘북한의 2024년 군사동향과 2025년의 선택’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이 명백해질 경우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최대한 이익을 끌어낸 이후 핵무장국으로 미국과 핵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국 외교관 출신인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2월 27일 여당 의원들의 공부모임 ‘내일’ 회동에서 북한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MD)을 무력화할 능력을 보여주는 등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한 이후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건 국민의힘 의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MD)을 믿고 나를 무시하고 갔으니까 다음에 내가 협상을 하게 되면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확실히 무력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고 그러고 나서 해야 되겠구나 생각했을 것입니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미국 현지시간으로 6일 마이클 월츠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미국 현지시간으로 6일 마이클 월츠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미국 현지시간으로 6일 마이클 월츠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 대통령실)

이밖에 북한의 ‘통미봉남’ 추진 우려와 관련해 신원식 한국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미 현지시간으로 6일 마이크 왈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첫 대면회의를 진행한 이후 “대북정책 수립과 이행에 있어 반드시 사전에 긴밀히 공조해 나가자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신원식 한국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했습니다. 대북 정책 수립과 이행에 있어서 반드시 사전에 긴밀히 공조해 나가자고 했습니다.

한편 리히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는 지난달 27일 방러 기간 이례적으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북러 정상회담 추가 개최가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북러 정상회담을 진행하며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조약’ 이른바 북러조약을 체결했고, 김 총비서에게 방러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