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러 외교차관 접견…‘종전협상’ 등 논의 가능성

앵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성 차관이 평양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만났습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전 종전 협상과 관련해 북한의 의견을 수렴했을 가능성, 양측 간 전방위적 밀착을 지속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안드레이 루덴코 외무성 차관 등 러시아 외무성 대표단이 북한 평양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담화를 가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루덴코 차관은 별도로 김정규 북한 외무성 부상과 차관회담도 진행했습니다.

북한 매체는 이번 회담에서 “쌍무교류와 협조를 적극 추동하고 국제무대에서 호상 지지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실천적 방도들을 구체적으로 토의하고 견해 일치를 봤다”고 밝혔고 “친선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임을출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동맹국으로서 최선을 다해 전쟁을 함께 수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러시아로서는 종전 협의를 앞두고 북한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는 것이 동맹 정신에 부합한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임 교수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이른바 북러조약을 통해 양측이 유사시 긴밀하게 전략적 소통한다는 내용이 명기되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러조약 제2조는 “쌍방은 새로운 국제질서 수립을 지향하며 호상(상호) 긴밀한 의사소통을 유지하고 전략 전술적 협동을 강화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임을출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북한이 대규모 파병을 했고 최선을 다해서 지금 전쟁을 함께 수행하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러시아 외무성 차관이 직접 방문해서 트럼프 행정부와 종전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이와 관련 북한 측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관련 기사

“북, ‘북러관계’ 강화 이후 ‘대미관계’ 재구축 모색”

“리히용·푸틴 면담서 ‘김정은 방러’ 논의 가능성”


임 교수는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와의 북한군 포로 교환 문제도 중요 의제로 다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북한군 두 명은 지난 1월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으며 이들 중 리 씨는 지난달 유용원 한국 국민의힘 의원과의 면담에서 한국에 귀순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 바 있습니다.

임 교수는 “과거 한국전쟁 정전협상 당시 핵심의제 중 하나가 포로 교환 문제였다”며 “러시아가 북한군 포로 처리 문제에 대해 북한 측 의견을 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러밀착 지속 위한 회담”

이와 함께 북러 간 전방위적인 관계 개선 차원의 회담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KINU) 석좌연구위원은 1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기 쉽지 않으며, 종전이 된다고 하더라도 군사적 긴장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러시아로서는 북한의 군사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조 석좌연구위원은 지난달 리히용 노동당 비서의 푸틴 대통령 면담, 최근 포착된 두만강 교량 건설 사업 등 양측의 밀착을 지속하려는 맥락에서 이번 회동도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KINU) 석좌연구위원] 종전이 된다고 하더라도 완전한 안보 우려가 불식된 건 아니기 때문에 러시아로서는 북한의 군사 협력이 계속 필요한 상황이 이어지죠. 전반적으로 양측 간의 밀착은 계속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따라서 루덴코 차관의 평양 방문은 종전 흐름과는 다르게 전방위적인 관계 개선 차원일 수가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안드레이 루덴코를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외무성 대표단이 지난 14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안드레이 루덴코를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외무성 대표단이 지난 14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안드레이 루덴코를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외무성 대표단이 지난 14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연합)

조 석좌연구위원은 이 자리에서 북한군 포로 문제가 다뤄졌을지 여부와 관련해서는 의견을 달리했습니다.

조 석좌연구위원은 “북한군 포로는 2명에 불과하며 (협상을 통해) 북한군 포로를 송환할 경우 파병을 인정하는 모습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지난 11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장관급 회담을 통해 30일간 휴전안에 합의했지만, 러시아는 휴전안의 세부 사항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우크라이나는 기습공격으로 장악했던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대부분을 잃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