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사상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탈취를 감행한 북한 당국이 미국과 영국 정부에 이어 비트코인 보유량 세계 3위로 올라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암호화폐 거래 웹사이트 바이낸스는 17일 북한이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정부 중 하나로 등극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은 당국과 연계된 해킹 조직인 ’라자루스 그룹’이 탈취한 물량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라자루스 그룹은 지난달 발생한 사상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탈취 사건인 ‘바이비트(Bybit) 해킹’의 주범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북한 해킹 조직이 지난달 21일 세계 3위의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비트를 공격해 암호화폐의 일종인 이더리움 15억 달러 상당을 탈취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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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교환 플랫폼인 ‘아크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북한은 11억 4천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 1만3천562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19만8천109개를 보유한 미국, 6만1천 245개를 보유한 영국에 이어 전 세계 3위로 집계된 겁니다.
비트코인 보유량 4위는 부탄, 5위는 엘살바도르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북 해킹 능력 급속 발전”

미 연방 검사 출신으로 북한의 자금 세탁과 암호화폐 탈취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아리 레드보드(Ari Redbord) TRM 연구소 정책 소장은 지난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비트 해킹 사건은 북한의 해킹 능력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습니다.
[아리 레드보드 TRM 연구소 정책 소장] 북한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약 30억 달러를 탈취했고, 2024년 한 해 동안만 8억 달러를 훔쳤습니다. 그런데 이번 해킹에서는 단 하루 만에 15억 달러를 빼돌린 것입니다. 이는 지난 5년간 북한이 훔친 금액의 절반에 해당하며, 2024년 한 해 동안의 해킹 총액의 두 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레드보드 소장은 또 AI, 즉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북한의 해킹 수법이 더욱 정교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 해커들을 공개적으로 기소하고 이들의 신원을 밝혀 이들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방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정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