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벨라루스에서 제조된 대형 특수 광산용 덤프트럭을 최소 네 대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차량이 군사 용도로 개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17일 일본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미국의 민간 위성기업 ‘맥사’(Maxar)가 촬영한 위성 사진 분석 결과, 지난해 11월 6일 러시아-북한 국경 인근 두만강역에서 네 대의 노란색 덤프트럭이 화물 열차에서 하역되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해당 화물 열차는 러시아를 가로지르는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통해 북한 두만강역에 도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2017년 제정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397호에 따르면 모든 회원국은 북한에 산업 장비 및 육상 운송 차량을 포함한 물자의 공급을 금지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에 벨라루스산 덤프트럭이 러시아를 경유해 북한으로 반입된 정황이 포착되면서, 제재 위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탄도미사일 발사대 전용 가능성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사진 속 덤프트럭은 벨라루스의 주요 중장비 제조업체에서 생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트럭이 정확히 어디에서 출발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산케이 신문은 “북한이 러시아 및 벨라루스 기업들과 추가 차량 수입을 협상 중이라는 보도도 있었다”면서 “이번 수입이 단순한 건설·광산 작업용이 아니라 군사적 목적을 띠고 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고 밝혔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해당 보도 내용을 독자적으로 검증하지 못했습니다.

북한은 과거에도 대형 차량을 수입한 후 탄도미사일 이동식 발사대(TEL)로 개조한 사례가 있습니다.
2019년에는 중국-벨라루스 합작 기업에서 제조된 트럭이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반입된 뒤, 화성-15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이동식 발사대로 개조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또한 북한이 열병식에서 중국산 중대형 차량을 미사일 운반·발사대로 활용한 사례도 다수 보고된 바 있습니다.
북한·러시아·벨라루스 협력 강화
이번 덤프트럭 반입 정황은 북한과 벨라루스 간의 경제 협력이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동시에, 러시아의 지원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벨라루스는 지난해 북한과의 경제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외무장관을 포함한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한 바 있습니다.
당시 미국 국무부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잔혹한 전쟁에 연루되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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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식량 안보, 교육, 보건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이 논의되었지만, 이번 차량 반입이 확인되면서 실제 협력 범위가 군사·전략적 분야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브루스 클링너 미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벨라루스가 러시아의 군사기술을 북한에 전달하는 통로로 사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벨라루스와 같은 제3국을 통해 북한에 간접적으로 군사지원을 제공하면서 국제사회 제재를 회피하려 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