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에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결의안을 전면 거부한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20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청사에서 열린 제 58차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
이날 회의에서 일본, 한국, 우크라이나 등 여러 국가 대표들은 북한 당국이 자행해 온 표현의 자유 탄압, 식량권 침해, 강제 납치 문제 등을 지적하며 북한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먼저 주제네바 일본대표부의 오이케 아츠유키 대사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언급하며, 이는 일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일 뿐만 아니라 보편적 인권 가치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납치 피해자 가족들이 고령화되고 있는 만큼, 북한은 지체 없이 피해자들을 즉각 송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주원 한국 주제네바대표부 참사관도 북한이 지난해 11월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PR)에서 주장한 내용과 달리, 최근 보고서에서는 북한 내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 더욱 심화됐으며 식량권 침해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서울에 있는 북한인권사무소를 포함한 유엔 인권기구의 활동을 강력히 지지하며,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강인선 외교부 2차관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제공]](https://www.rfa.org/resizer/v2/2SDZKM5C35F4RNL4KXP35R4DA4.jpg?auth=77aa4b5dd23cfe09802d3b8b2aebfd451d0924215de547452a778ad9d743b8ab&width=800&height=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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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조철수 북한 주제네바대표부 대사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강하게 반박하며 “자주권을 침해하는 모든 결의안과 보고서를 전면 거부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서방국가들에 대한 비판을 시작했습니다.
[조철수 대사] 유엔 인권이사회가 초점을 맞춰야 할 대상은 미국과 서방 국가에서 만연한 인권 유린입니다. 서구 사회에서는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 백인 우월주의, 네오나치즘, 혐오 범죄, 난민 및 이민자 학대, 인신매매, 성폭력, 마약 남용 등의 문제가 심각합니다.
또한, 일본을 겨냥해 “과거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유일한 국가가 일본이며, 여전히 진정한 반성과 사죄, 배상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재일조선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본 정부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한국에 대해서도 “국가보안법 아래 민주적 단체와 개인이 탄압받고 있으며, 대한민국은 도덕적 타락과 인권 침해가 만연한 ‘생지옥’과 같은 곳”이라며 거친 표현을 사용해 비판했습니다.
한편, 예브헤니아 코논엔코 주제네바 대표부 우크라이나 1등 서기관은 북한과 이란 등 여러 독재 정권이 국민의 기본적 자유를 억압하고 있으며, 국제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그는 “이들 국가가 러시아의 전쟁을 군사적·외교적으로 지원하며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하고 있다”면서, “가해자들이 면책받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이번 회의에 앞서 32개국 대표들과 9개 시민사회 단체 대표들이 함께한 상호대화에서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북한의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 달성이 요원하다며 북한에 대북제재를 탓하기 보다 비핵화 노력을 통한 제재 완화와 자원 확보를 모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