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의 안보수장이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북러간 추가 군사협력과 양국 정상회담이 논의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쇼이구 서기, 평양서 김정은과 회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21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이날 면담은 2시간 이상 진행됐으며, 쇼이구 서기는 “푸틴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고 이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고 타스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쇼이구 서기는 김 위원장에게 “푸틴 대통령의 따뜻한 인사와 안부를 전하며, 양국이 합의한 사항의 이행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러시아와 미국의 대화 초기 단계, 우크라이나 사태, 한반도를 포함한 국제 안보 문제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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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쇼이구 서기는 지난해 6월 평양에서 체결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언급하며 “이 조약은 양국 관계 발전의 기본 원칙을 수립하고, 다양한 우선순위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기 위한 기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러시아는 이 조약의 조항을 철저히 준수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이는 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북러 정상회담 논의 가능성
이번 쇼이구 서기와 김 위원장 간 회담은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 협력이 주요 의제였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미 헤리티지재단 선임 연구원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쇼이구 서기의 이번 방문은 양국 간의 군사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북한의 군수품이 러시아로 대규모로 제공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이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어떤 군사 기술을 제공했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가 북한에 핵, 미사일, 위성, 재래식 무기 관련 기술을 지원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계속되고 있으나, 이를 입증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러나 향후 북한의 무기 시험 성공 여부에 따라 러시아의 지원 가능성이 다시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이들이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이 향후 북러간 군사 협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는 고갈된 군수품을 보충하기 위해 당분간 북한제 무기와 탄약을 계속 구매할 가능성이 있으며, 바그너 그룹 용병을 대체할 병력으로 북한군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밖에 러시아가 5월 9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 퍼레이드에 북한군 참가 요청과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모스크바 방문을 논의했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미국 아태전략센터의 데이비드 맥스웰 부대표는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가 김 위원장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지속 여부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현재 김정은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은 가장 중요한 자금줄”이라며 “러시아가 전쟁을 지속하는 한, 북한의 무기와 탄약 공급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휴전이 이뤄질 경우 러시아군에 대한 추가 지원도 논의됐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러시아군은 전쟁 후에도 우크라이나 국경에 병력을 유지해야 하고, 이를 위해 탄약과 장비 보충이 필요한데 이에 따라 북한의 군수 공장 가동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김정은에게도 안정적인 수익원이 될 것이란 설명입니다.
에디터 박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