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 갈마지구, 카지노·놀이공원 개장 앞두고 속도전”

앵커: 북한이 원산 갈마 해안 관광지구 내 카지노와 놀이공원 등 주요 시설 공사에 속도를 내고 있단 위성사진 업체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다만 개장 목표 시점인 6월까지 두 달여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일부 시설 공사는 더딘 것으로 보입니다. 박수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갈마관광지구, 6월 주요 시설 우선 개장할 듯

오는 6월 개장을 앞둔 북한 강원도 원산의 갈마해안관광지구에서 놀이공원과 오수 처리장이 뼈대를 갖춘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한국의 위성사진 분석업체 ‘SI 애널리틱스(SI Analytics)’는 24일, AI 기반 위성사진 분석 결과 북한이 갈마 해안 관광지구 전체가 아닌 카지노와 놀이공원 등 주요 시설을 우선 개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SI 애널리틱스는 지난 한 달 동안 활발히 건설이 진행된 구역으로 ▲러시아와 중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주차장(Area A) ▲물놀이장(Area C) ▲오수 처리장(Area D) 세 곳을 꼽았습니다.

해당 구역의 2월 4일 촬영된 위성 사진에서는 도로와 돌담 등 기초 공사가 완료된 상태였지만, 한 달 후인 3월 10일에는 건물 외벽과 지붕까지 건설되는 등 비교적 공사가 빠르게 진행된 겁니다.

이는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해 7월 16일 관광지구를 시찰하며 강조한 주요 시설이기도 합니다.

SI 애널리틱스(SI Analytics)가 촬영한 2월 4일(왼쪽), 3월 10일(오른쪽)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위성사진. 놀이공원 시설과 실내수영장 지붕이 건설되고 있다.
SI 애널리틱스(SI Analytics)가 촬영한 2월 4일(왼쪽), 3월 10일(오른쪽)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위성사진. 놀이공원 시설과 실내수영장 지붕이 건설되고 있다. (SI 애널리틱스)

수족관 등 일부 시설 공사 진척 없어…미완공 개장 가능

같은 기간 동안 다른 건설 현장을 살펴본 결과, 수족관과 공연장 등 일부 시설은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또한, 3월 10일에 촬영된 위성 사진에서 오수 처리장과 놀이공원 주변에 트럭과 불도저 등 건설 장비들이 집중적으로 배치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SI 애널리틱스(SI Analytics)가 촬영한 2월 4일(왼쪽), 3월 10일(오른쪽)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위성사진. 수족관과 공연장 건설에 큰 변화가 없다.
SI 애널리틱스(SI Analytics)가 촬영한 2월 4일(왼쪽), 3월 10일(오른쪽)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위성사진. 수족관과 공연장 건설에 큰 변화가 없다. (SI 애널리틱스)

SI 애널리틱스는 “북한이 관광 개발을 위한 서비스 분야 전문 인력 양성에 집중하고 있지만, 모든 분야에서 동시에 훈련을 진행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현재 건설 진행 상황을 고려할 때 6월 개장을 위해 우선순위가 카지노 호텔과 놀이공원의 인력 배치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차량 통행량 급증…인테리어 공사 활발한 듯

한편, 갈마해안 관광지구 내에서는 최근 트럭과 버스를 중심으로 차량 통행량이 급증했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시설에서 내부 공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나타내며,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구역에서 공사가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SI 애널리틱스는 밝혔습니다.

2023년 7월10일부터 2025년 3월10일 사이 북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서 포착된 차량 통행량 추이.
2023년 7월10일부터 2025년 3월10일 사이 북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서 포착된 차량 통행량 추이. (SI 애널리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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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이 한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갈마해안관광지구의 미완공에도 불구하고 부분 개장을 서두르는 이유는 투자 대비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함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방안 중 가장 빨리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부분이 관광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정은이] 전부 다 완공을 못 해도 투자 대비 경제적 이익은 얻어야하잖아요. 그중에서 그나마 크게 돈이 되는 것은 카지노가 아닐까 싶어요. 라선에도 카지노 호텔이 많이 생겼잖아요. (라선 카지노가) 굉장히 성공적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카지노를 열고, 북중 관계가 좀 더 좋아지고, 민간 교류가 이루어진다면 많이들 오겠죠. 그리고 또 북러 관계 요즘 좋으니까 (러시아 관광객도 유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원산 갈마 같은 경우는 비행기로도 올 수 있잖아요. 그리고 놀이공원 같은 경우는 국내 관광객 유치도 타깃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정 연구위원은 또 “2016년 착공했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완공이 6월 개장을 앞두고 다시 지연된 이유는 하노이 회담 결렬, 코로나비루스 창궐, 대북 제재 등을 통해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RFA는 블라디보스토크에 본사를 둔 러시아 여행사 ‘보스토크 인투르’가 오는 7월 7일부터 14일까지 북한 원산 갈마에 첫 번째 여행단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에디터 박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