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정부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의 최근 방북을 이례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양국이 주요 협의를 진행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됩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의 지난 21일 방북은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의 방북 직후 이뤄져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 22일 쇼이구 서기의 방북 및 김정은 총비서와의 접견 소식을 전하면서 김 총비서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중요친서’를 전달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양측이 이번 만남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를 벌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보도에 따르면 북러는 안전 이익과 국제적 정의를 수호하기 위한 문제, 국제정세와 관련한 의견을 주고 받았습니다.
특히 양측은 전략적동반자관계의 조항들을 무조건 실행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24일 기자설명회에서 쇼이구 서기의 방북에 대해 상황을 엄중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쇼이구 서기의 방북이 루덴코 차관 귀국 이후 불과 4일 만에 이뤄진 것으로, 북러 간 물리적 거리를 고려할 때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과거 쇼이구 서기가 방북한 직후 북러가 가시적인 협력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쇼이구 서기는 러시아 국방장관이던 지난 2023년 7월 북한의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한 바 있는데, 2달 뒤인 같은 해 9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러시아를 방문해 북러 정상회담이 열린 바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 9월 쇼이구 서기가 방북한 이후, 그 다음 달부터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본격화된 바 있습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이 같은 선례를 언급하며 쇼이구 서기의 방북을 계기로 북러가 중요한 협의를 진행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 이번 방북에서도 양자 간 주요 협의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상황을 엄중하게 주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양자 간 협의 사항은 당사자들이 밝히지 않은 이상 예단하지 않겠습니다.
한국 내에서는 이번 쇼이구 서기의 방북을 계기로 양측이 북한의 추가 파병, 양국관계 발전 등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됩니다.
북러, 김정은 5월 전승절 방러 논의 가능성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쇼이구 서기가 러시아의 5월 전승절 기념식을 계기로 김정은 총비서의 방러를 요청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푸틴은 5월 9일 전승절 러-우 전쟁 승리를 선언하고 싶어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하면 푸틴과 김정은이 형제 전승국으로서 함께 주석단에 오르는 그림이 그려질 수 있거든요. 이건 김정은도 원하고 푸틴도 원하는 그림입니다.
조 석좌연구위원은 러시아가 북한의 추가 파병을 요청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조 석좌연구위원은 “러시아가 북한 인민군의 인해전술로 득을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즉각 휴전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북한의 추가 파병이 필요한 상황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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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북한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는 24일 발표한 공보문을 통해 지난 20일 종료된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에 대해 “계획적이고 도발적인 핵전쟁연습”이라고 비난하며 “진정한 방위력은 곧 강력한 공격 능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한국 통일부는 24일 “최근 한미연합훈련과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때마다 북한은 억지주장을 반복하고 있다”며 “북한의 적반하장식 억지 주장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거나 평가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