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 내 한 민방위대에서 무기로 멧돼지를 사냥한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당국은 이번 사건을 최고 지도부의 안전과 직결된 엄중한 문제로 보고 전국 민방위대 무기고 점검에 나섰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1일 “지난 2월 어느 한 지역에서 (민방위대) 무기고에 보관된 무기로 멧돼지를 잡은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이 문제가 중앙에 제기돼 전국의 민방위대 무기고 점검이 진행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최근 (김정은) 총비서의 비준과업 문서가 전국의 도, 시, 군, 리당 민방위대에 하달되었다”면서 (문서에 따르면) “지난 2월 23일 ㅇㅇ 군 ㅇㅇ리 민방위대장이 훈련용 무기와 총창으로 멧돼지 사냥을 하게 한 문제를 검토하여 대책을 보고하라는 과업을 내린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비준과업문서에는 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밝히지 않고 사건 내용만 명시돼 있다”면서 “각 민방위대에서 무기와 총탄 등을 규정대로 취급하여 최고 지도부는 물론 국가의 안정을 절대적으로 보장할 데 대한 내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조사결과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도의 민방위대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라면서 “문제가 제기된 해당 민방위대에서 무기와 총탄이 상당히 유실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당국이 민방위대를 조사하는 것은 해당 민방위대장이 훈련용 무기와 총창으로 멧돼지를 잡은 데만 있는 게 아니”라면서 “여기(북한)서 무기는 최고지도부의 안정과 국가체제에서 최대로 예민한 사안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 무기는 평소 각 시군, 안전부 병기과에서 관리합니다. 하지만 동계 훈련이 제기되는 겨울철에는 민방위대에 훈련용 무기로 공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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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2일 “이달 중순부터 중앙의 무기고 검열이 시작되고 전국에서 민방위대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민방위대의 무기 관리가 최고 지도부의 안정과 국가 안보와 직결된 핵심 사안임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민방위군은 원래 노농적위대와 붉은 청년근위대로 이뤄진 민간무력”이라면서 “그런데 노동자, 농민들로 조직된 적위군과 15세의 학생들로 이루어진 붉은청년군위대가 훈련할 때 제공되는 탄약과 무기를 보관하는 무기고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검열이 중앙당 민방위부와 국가보위부 합동으로 진행되면서 만약 무기고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처벌이 엄중할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의 처벌수위가 어느 정도인지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과거에도 민방위대 무기고에서 총탄 유실과 관리 문제는 빈번히 제기됐고, 민방위대 간부들 속에서 훈련용 무기와 총탄, 총창으로 노루와 멧돼지를 잡는 일이 흔하게 발생하곤 했다”며 이번 당국의 무기고 검열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