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향후 대미 핵 협상서 ‘스몰딜’ 아닌 ‘일괄타결’ 선호할 것”

앵커: 북한이 향후 대미 핵 협상에 나설 경우 과거와 같은 단계적 방식, 즉 ‘스몰딜’이 아닌 일괄타결 방식을 선호할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의 이기동 수석연구위원이 25일 발표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초기 북한의 대미정책’ 보고서.

이 수석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일부 전문가들이 단계적 접근법, 즉 ‘스몰딜’을 통한 핵 관련 미북협상 합의 가능성을 주장하지만 북한이 ‘스몰딜’에 호응할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과거 미북협상을 통해 단계적, 점진적 협상의 한계에 대해 인식했을 것이며 그동안 북한의 핵 능력 또한 현저히 고도화됐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이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단계적, 점진적 방식이 아닌 일괄타결 방식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북한이 비핵화가 아닌 새로운 관계 수립, 국교 정상화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최대치의 요구를 미국에 제시하고 미국의 카드를 기다리는 방식을 추구할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미국의 비핵화 요구에 대해서는 북한이 무시하면서 ‘시간은 나의 편’이라는 판단 아래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바라봤습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협상 과정에서 미국과 대화할 기회가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이에 호응하기보다는 우선 북러조약에 러시아를 결박시키는 데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중재로 러우전쟁 종전협상 과정에서 미북대화 계기가 주어질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는 없지만 성사 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밖에 이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지난해 12월 당 중앙위 제8기 제11차 전원회의에서 천명했다고 밝힌 ‘최강경 대미 대응전략’이 기존 강대강, 정면승부 기조를 이어가되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겨냥하는 등 변화된 여건을 반영한 내용일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북한이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은 ‘최강경 대미 대응전략’에는 핵능력을 무한히 강화해 ‘공포의 균형’을 이룬다는 내용, 핵기반 한미연합군사훈련 실시, 미국의 전략자산 배치,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동향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12월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최강경 대미대응 전략’은 기존 ‘강대강 대응 기조’를 다른 표현으로 반복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최강경 대미대응 전략’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 표현은 기존의 ‘강대강 대응 기조’를 다른 표현으로 반복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상황 변화에 따라서 탄력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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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당분간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에 초점을 맞추며 전략적 운용의 폭을 넓히길 추구할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

“북, 당분간 ‘북러관계 강화’에 초점 맞출 것”

한국 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 통일연구원(KINU)의 정성윤 선임연구위원은 12일 ‘트럼프의 질주와 남북관계’ 보고서에서 “북한의 시각에서 보면, 핵 능력 고도화 및 대북제재 무력화에 대한 일부 성과를 획득한 이후 대미관계 재구축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며 “최소한 올해 북한의 대외정책 기조는 ‘선 북러관계 강화-후 대미관계 모색’이 유력하다”고 밝혔습니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8일 ‘러우 전쟁 휴전협상이 북한에 주는 함의 분석’ 보고서에서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이후에도 당분간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에 외교 전략의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커졌다”며 “일정 시점에 미북대화 국면이 열려도 ‘비핵화’ 문제를 의제에서 배제하기 위해 러시아의 입을 빌려 ‘비핵화 불가론’을 기정사실화하고자 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 수석연구위원] 양국 간 교류 증대와 밀착 분위기를 보면 저는 러북 신조약을 하나의 변곡점으로 해서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구도가 전쟁 이후에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상준 국민대 유라시아학과 교수는 24일 발표한 ‘2025년 북러관계 전망과 한국의 대응’ 보고서에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와 지금은 북한 옆에 러시아가 존재한다는 차이가 있다”며 “북한은 미북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러시아의 유용성을 확인하고자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