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의사들 러시아서 실습 예정...항생제 지원까지

앵커: 북한의 평양종합병원 의사들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의료 실습을 교육받기로 합의했습니다. 러시아 측이 북한의 항생제 생산을 돕겠다고도 밝혔는데요. 박수영 기자가 자세한 소식 알아봤습니다.

평양종합병원 의사들, 모스크바 의료센터에서 실습

평양종합병원의 10월 개장을 앞두고 해당 병원의 의사들이 모스크바의 의료센터에서 실습 교육을 받기로 러시아와 합의했습니다.

주북 러시아대사관은 24일 인터넷 사회관계망인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에서 “우수한 모스크바의 의학 중심에서 심장혈관 질병과 종양학을 비롯한 평양병원 여러 분야의 의사들이 계속 실습을 진행하는 데 합의를 이룩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러시아 측은 북한 제약의 현대화와 현대적인 항생제 생산 계획 실현에 협조를 줄 것”이라며 북한의 항생제 생산을 지원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현재 북한에서는 항생제를 비롯한 필수 의약품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8일,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시 모란봉구역을 시작으로 전국에 건설된 ‘표준약국’에서 의약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개인 장사꾼들에게서 약을 넘겨받아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 대사관은 성명에서 “북한에서 새로운 의료기관 창설 중 문제점을 검토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며 “이룩된 합의들이 기한 안에 실현되도록 하기 위해 긴밀한 연계를 계속할 것”이라면서 평양종합병원의 개원 전까지 필요한 의료 기술을 지원할 것을 시사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해 6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맺은 후속 조치로 ‘보건의료·의학교육·과학 분야 협력에 관한 협정’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북한 의료체계 연구 전문가인 엄주현 한국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사무처장은 8일 ‘2025 북한 보건의료 정세분석 토론회’에서 북러 간 보건협정이 의료인 교육∙의약품과 의료 설비까지 망라한 구체적인 협력 내용을 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엄 사무처장은 이에 따라 올해 북한의 보건·의료 분야가 활성화되고 북러 간 보건·의료 협력에서 구체적인 성과들이 점차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엄주현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사무처장] 이런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올까, 계속 언급되는 북러 관계와 연동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자신감은 어쨌든 북한 대표단이 러시아를 방문한 뒤에 나온 모습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완공된 평양종합병원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1층에는 접수창구와 종합안내도, 3층에는 치과 소아과 등이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완공된 평양종합병원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1층에는 접수창구와 종합안내도, 3층에는 치과 소아과 등이 보인다. (연합)

다만 문진수 서울대 의대 교수는 전쟁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가 충분한 지원을 할 역량을 갖고 있는지도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8일 김정은 총비서가 전날 5년 만에 완공된 평양종합병원을 시찰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 병원에는 종합수술실, 응급의학과, 치료전문과, 학술토론회장, 편의시설, 헬기 이착륙장 등을 갖췄다고 소개한 바 있습니다.


관련 기사

“김정은, 북 의료인 러 파견할 것”

“북 ‘보건 혁명’ 자신감 뒤엔 ‘북러 협력’ 있어”


윤정호 대외경제상 귀국...“11차 회의 목표 달성 확인”

한편, 주북 러시아 대사관은 25일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러시아 대사가 8일간의 모스크바 방문 일정을 마친 후 돌아온 윤정호 북한 대외경제상을 맞이하며, 11차 회의에서 설정된 목표가 달성되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대사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에서 “4달 동안 진행한 사업에 대해 서로 보고하고, 11차 회의에서 지적한 목표 중 많은 것이 해결됐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북한과 러시아의 ‘무역경제 및 과학기술협조위원회’ 제 11차 회의가 평양에서 주최됐습니다. 양측은 회의에서 동력, 농업, 과학기술, 보건, 관광 등 각 분야에서 다방면적인 쌍무협조사항을 구체적으로 토의했습니다.

러시아 대사관은 또 “(윤정호 북한 대외경제상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경제대표단이 러시아 방문 중) 여러 공업부문기업소들과 일부 과학연구센터를 참관했다”며 “러시아의 혁신적인 생산과정 방법을 배우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대사관은 아울러 “쌍무협조의 굳건한 정치적 기초는 무역 경제 관계를 확신 있게 건설할 수 있도록 한다”며 북러 무역의 확대를 시사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의 육로 연결망을 잇는 두만강 다리가 2026년 말 완공을 목표로 기초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에디터 박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