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북 간부들, 중국서 남한사람 행세”

앵커: 최근 일부 중국 내 북한 간부들이 북한 출신이라는 사실을 곧바로 알 수 있는 ‘김부자 배지’를 떼고 남한사람 행세를 자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심양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3일 “요즘 북한 간부들이 공식 행사장을 벗어나기만 하면 김부자(김일성, 김정일) 배지부터 뗀다”면서 “그들은 남한 사람인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려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주에 평소 사업상 관계로 알고 지내던 북한 무역회사 간부와 심양의 유명 음식점을 찾았다”면서 “그런데 음식점에 도착한 그는 김부자 초상휘장(배지)을 떼어 주머니에 넣으며 북한 사람이라고 말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게다가 그는 김부자의 배지를 숨기는 것도 모자라 자신을 남한사람으로 소개해 달라고 했다”면서 “중국 현지에서 남한 사람들은 잘사는 나라의 사람들, 돈 많은 사람들로 대접받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이 간부들이 왜 (김부자) 배지를 떼는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인 북한 간부인 것이 부끄러울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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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린성 훈춘에서 한 관광객이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중국 지린성 훈춘에서 한 관광객이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2011년 8월, 중국 지린성 훈춘에서 한 관광객이 중국과 북한의 국경 지역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Reuters)

이와 관련 중국 길림성 연길시의 다른 현지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4일 “최근 북조선 간부들이 (김부자) 초상휘장(배지)을 착용한 모습을 보기 힘들다”면서 “북한 간부들은 공식 행사장을 벗어나면 김부자 배지를 떼고 남한 사람으로 행세하고 다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하지만 소식통은 “북조선 간부들이 옷차림과 머리 모양은 남한사람처럼 꾸밀 수 있어도 대화를 해보면 금방 (북한 사람인 것이) 드러난다”면서 “대부분의 중국 사람들은 남한을 마음대로 다니기 때문에 북한 간부가 남한사람 행세를 해도 바로 가려낸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일부 중국에 나온지 오래된 북한 간부들은 중국의 지인에게 속을 터놓고 (북한 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른) 신세를 한탄하는 실정”이라면서 “북한 간부가 해외에서 조선사람임을 밝히지 못하는 심정이 어떨지 조금 이해가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