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여성들, 중국 김치공장서 외화벌이

앵커: 북한 당국이 외화벌이를 위해 자국 여성들을 중국인이 운영하는 김치공장 인력으로 파견했습니다. 관련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랴오닝성에서 의류 가공과 수산물 가공, 돼지 축산 등에 내몰리고 있는 북한 여성들이 김치공장에서도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단둥에 있는 김치공장에서 50여 명의 북조선 여성들이 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월 가동을 시작한 김치공장은 중국사람이 운영하고 있다”며 “북조선에서 파견된 20대 여성들이 중국 김치공장에서 일하는 건 처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관련 기사

‘충성자금 압박‘에 중국 파견 북 노동자 임금 인상 요구

북, 중국 딸기농장에도 여성 노동자들 파견


그는 이어 “이들은 지난 2월 파견된 여성들”이라며 “김치공장에서 배추절임부터 씻기, 양념 만들기와 포장공정마다 작업조로 배치되어 하루 12시간 이상 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 김치공장에서 일하는 북조선 여성들의 월급은 1인당 3천 위안(미화 413달러)이지만 실제 받는 돈은 500위안(미화 69달러)도 안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북조선 여성들의 월급은 이들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북조선 간부 명의의 중국은행 통장으로 이체되는데, 해당 간부는 1인당 월급 3천 위안에서 500위안을 숙식비로 공제하고 2천 위안(미화 276달러)은 당국에 충성자금으로 바친다”고 덧붙였습니다.

평양 류경김치공장에서 김치를 생산 중인 북한 여성 노동자들
평양 류경김치공장에서 김치를 생산 중인 북한 여성 노동자들 평양 류경김치공장에서 김치를 생산 중인 북한 여성 노동자들 (연합)

북 당국, 중국 김치공장에 인력 고용 요청

같은 날 중국의 또 다른 대북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조선족이 많은 랴오닝성 일대에는 김치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지금까지 단둥과 심양 등에 자리한 북조선 식당에서 김치를 만들어 판매해 왔다”고 전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조선족뿐 아니라 한족들도 김치를 찾고 있어 심양과 연길 등 랴오닝성 일대에서 중국인이 직접 김치공장 운영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이에 북조선 당국이 김치공장 사장에게 자국 여성들을 고용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중국에 있는 북조선 식당에서 김치를 만들어 판매하는 것보다 규모가 있는 중국 김치공장에 자국의 인력을 파견해 월급으로 들어오는 외화를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김치는 북조선 여성들이 만들면 맛있다고 인식돼 연길과 심양에 있는 중국 김치공장에서는 봉제인력으로 파견되었다가 요즘 일감이 없는 북조선 여성들을 고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김치공장에서 북조선 여성들이 만든 김치는 ‘평양김치‘로 포장되어 랴오닝성 일대마트와 시장 등에 납품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 등 북한인권단체와 한국 내 북한전문매체에 의하면, 현재 중국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의 숫자는 10만여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