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은 자폭 무인기 타격시험에서 한국군 및 주한미군 장비와 비슷한 모형을 동원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북한이 자폭 무인기의 인공지능(AI)에 한미 양국 군 장비의 모습을 학습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지난 27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무인기 성능시험 현지시찰 등에 나섰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매체는 자폭 무인기 타격시험 관련 사진들을 공개했는데, 사진에는 한국 군의 장거리 지대공 유도 무기체계(L-SAM) 이동식 발사차량, 대포병 레이더, K1 전차, 미군 스트라이커 기동포 등과 흡사한 모형이 표적으로 등장했습니다.
매체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무인기 성능시험을 참관하며 새로운 인공지능(AI) 기술이 도입된 자폭 공격형 무인기를 적극 지지하고 “무력 현대화 건설에서 무인장비와 인공지능 기술 분야는 최우선적으로 중시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군사전문기자 출신인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분석자료에서 “한국군 및 주한미군 장비의 외형을 학습시킨 인공지능(AI)을 탑재해, 이를 식별하면 자율공격이 가능한 수준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자폭 무인기 첫 공개 당시에는 BMW 승용차를 표적으로 삼은 바 있는데, 유 의원은 이번에 “표적을 기존 승용차에서 군용차량으로 변경한 것은 파괴력을 높인 시험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함께 유 의원은 북한 매체가 27일 수직 이착륙 무인기에서 폭탄을 투하하는 모습을 함께 공개한 것에 대해, “북한이 우크라이나전에서의 전투 사례를 모방해 프로펠러가 4개인 쿼드콥터 무인기 등 다양한 공격 무인기를 개발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유 의원은 “북한이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골판지 무인기의 장점을 살려 벌떼공격에 나설 경우 한국 군의 대공방어시스템이 타격을 입을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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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에 대해 알려진 바는 없지만, 북한은 최근 무인기 개발 및 생산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참전 이후 북한이 무인기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파병된 북한군이 전선에 투입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해 11월 한국의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은 북한군이 무인기에 무지해 오히려 짐이 된다는 불평이 러시아군 안에서 나오고 있다고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국정원은 또 당시 적은 교전에도 많은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이에 대한 배경에 무인기 공격에 대한 대응능력 부족 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자폭 무인기 성능시험 현장을 방문해 서둘러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대량생산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북한의 무장장비전시회에는 샛별-9형, 골판지 무인기 등 다양한 종류의 무인기들이 전시됐습니다.
국정원은 지난 5일 “북한 파병군이 러시아로부터 무인기 조종법 및 전술을 전수받고 있는 정황이 있어 양측의 무인기 분야 협력 가능성을 주시 중”이라는 추가 입장을 밝혔습니다.
전문가 “북 무인기, 한국 안보에 큰 위협”
이같은 상황에 대해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 대학교 객원교수는 1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가까운 미래에 전장에서 무인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군이 북한 무인기에 대한 방어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 대학교 객원교수] 북한이 무인기를 전장에 도입하는 시기는 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무인기를 사용할 때, 한미 연합군의 F-35 전투기나 블랙호크 군용 헬기를 파괴하기는 어렵지만, 전차나 장갑차를 파괴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도 5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통화에서 “무인기 제작 및 운용법 습득은 비교적 쉽다”며 “북한이 이를 습득하면 한국 안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한편 한국 국회 산하 재정전문기관 국회예산정책처의 안태훈 분석관은 지난 1월 14일 ‘AI 무기체계 현황 및 시사점: AI 드론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인공지능 자폭 무인기를 비롯한 인공지능 무기체계들이 전쟁의 양상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안 분석관은 우크라이나가 무인기 공격 성공률을 80%대까지 끌어올렸고 미국 팔란티어사의 인공지능 기술이 내장된 세이커(SAKER) 무인기의 경우 10km 범위에서 군인, 탱크, 차 등을 독립적으로 식별한 후 어떤 무기로 공격할지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 분석관은 “무인기는 인공지능을 적용한 군집 자율비행 등으로 발전하는 추세”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