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군 당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주한미군의 역할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3월 중순쯤 미 국방부 내에 ‘임시 국가방어 전략 지침‘(Interim National Defense Strategic Guidance)으로 알려진 문건을 배포했다고 지난 29일 보도한 미국 언론 워싱턴포스트.
이에 따르면 9쪽 분량의 문건엔 미군이 중국의 대만 침공 저지와 미 본토 방어 등을 최우선으로 삼는 방향으로 전환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군은 31일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는 주한미군의 역할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전하규 한국 국방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전하규 한국 국방부 대변인] 변화 없습니다. 아시겠지만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 역할을 하는 것이 주한미군의 가장 큰 역할이고요. 그건 변함이 없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미 본토 방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다른 지역에선 위험을 감수한다는 지침과 관련한 보도 내용엔 “미 국방부의 공식 입장이 나오거나 확인된 사항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이어 이른바 ‘대만 사태’ 발생을 가정한 한국 군의 대응을 묻는 질문에 “주한미군의 역할은 명확히 명시된 것이고, 한미가 전략적으로 판단하고 대응하고 있다”며 “그런 우려보다는 현재 상황을 봐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군은 다양한 상황에 대비해서 한미동맹의 토대 위에 굳건한 연합 방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대남방송에 따른 남북 접경지역 주민 피해에 대해선 “계속 현황을 파악하고 해당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국방부는 “북한의 괴소음으로 인해 주민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 등과 피해보상 관련 법령 개정과 방음창 설치 등 현실적인 피해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긴밀한 협의를 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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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한국 산불 소방 지원작전 마쳐”
이런 가운데 주한미군은 이날 영남권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소방 지원 작전을 마무리했다고 밝혔습니다.
주한미군은 지난 26일부터 제2전투항공여단 소속 치누크(CH-47) 헬기 1대와 블랙호크(UH-60) 헬기 4대를 산불 피해 지역에 전개해 상공에서 물을 뿌리는 등 진화 작업을 지원해 왔습니다.

미군 측은 “이번 임무로 주한미군의 한국 주둔이 억지력과 방어력을 넘어 확장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며 “주한미군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이자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어려운 시기에 한국을 지원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김선호 한국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은 산불 진화를 도운 주한미군에 사의를 나타냈습니다.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김 대행은 지난 29일 하달한 지휘서신에서 “이번 산불 진화에는 주한미군도 헬기를 지원해 힘을 보탰다”며 “한국의 위기 상황에서 한미동맹의 강한 유대감을 보여준 주한미군 장병들에게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지난 27일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고 한국에서 발생한 산불로 대규모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에 애도를 표하고 지원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국무부는 “미국은 이 어려운 시기에 동맹국과 함께한다”며 “주한미군도 산불 진압을 돕고 피해를 입은 지역을 지원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지난 28일 태미 브루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태미 브루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지난 28일)] 인명피해와 파괴를 불러온 끔찍한 산불을 겪은 한국 국민을 위해 우리도 하나로 뭉쳤습니다. 로스엔젤레스와 하와이 산불 당시 한국이 보낸 변함 없는 성원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우리와 함께한 것처럼, 우리도 그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도 지난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산불로 피해를 입은 분들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함께 산불에 대응하고 있는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계속 대한민국과 함께 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