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 소년단지도원 대강습에 “전계층 사상통제 강화 의도”

앵커: 북한이 사상 처음으로 소년단지도원 대강습을 진행했다고 밝힌 가운데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북한 당국이 주민 전 계층의 사상 통제를 강화하려는 조치의 일환으로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매체는 31일 전국 학교 소년단지도원 대강습이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평양에서 개최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행사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지시에 따라 사상 처음 개최되는 것으로, 소년 혁명가와 소년 애국자들을 양성하는 데 책임과 본분을 다하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이번 대강습에서 보고자는 “모든 학교 소년단지도원들이 당의 사상을 불변의 지침으로 틀어쥐고 사업을 하나 설계하고 교양을 한 번 해도 오직 아버지 원수님의 가르침대로만 조직하고 집행해 나갈 데 대하여”라고 언급하며 이번 행사의 목적이 충성심 고취에 있음을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31일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지난 3월 중순 전국인민반장 열성자 회의에 이어 이번 행사까지 개최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북한 당국이 주민들 전 계층에 대한 사상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앞서 북한 당국은 지난 18일 ‘전국 인민반장 열성자 회의‘를 18년만에 개최한 바 있습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 전국 인민반장 열성자 회의도 오랜만에 개최된 행사였습니다. 최근에 주민들 전 계층에 대해서 사상 통제를 강화하려는 그러한 시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아마 내부적으로 그러한 수요가 있는 것으로 추정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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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주민들, 외부정보 노출 심화”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북한 당국의 사상 통제 강화 움직임은 북한 주민들의 외부 정보 노출 정도가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3차 전국 인민반장 열성자회의가 지난 16일과 17일 평양에서 진행되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8일 보도했다.
3차 전국 인민반장 열성자회의 3차 전국 인민반장 열성자회의가 지난 16일과 17일 평양에서 진행되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8일 보도했다. (연합)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 내부적으로 현재 사상적 균열이 심각하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습니다.

[오경섭 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자본주의 사회의 번영이나 정치적 자유, 이런 것들을 북한 주민들이 상당히 많이 알게 됐고 이에 비해 북한 체제는 식량난을 겪을 정도로 빈곤한 상태이며 정치적으로 자유가 없고 억압적인 상황이라는 점에 대해 북한 주민들이 상당히 많이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어 오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당국이 소년단지도원 대강습을 진행한 것에 대해 어린 소년 층에 대한 외부 정보의 영향력을 미리 차단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 작업의 성격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한편 조선소년단은 만 7세에서 16세의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붉은 넥타이 부대‘로 1946년 청년동맹 산하 조직으로 창립돼 300만 명 안팎의 단원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