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앙은행, 시장 환율로 달러 환전 개시”

앵커: 북한 당국이 시장 환율로 달러를 환전하는 행위를 강력 통제하던 기조에서 선회해 시장 환율과 거의 비슷한 환율로 달러를 원화로 환전해주는 중앙은행 지점 금융봉사소를 일부 지역에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가에서 규정한 협동 환율(미화 1달러 / 내화 8,900원)을 위반하면 그가 누구라도 공개 사상투쟁에 그치지 말고 끝장을 볼 때까지 법적 투쟁의 도수를 높이라던 북한 당국이 이달 초 장마당 환율로 달러를 원화로 바꿔주는 금융봉사소를 설치했습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3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평성 시내 곳곳에 중앙은행 도 지점 금융봉사소가 들어섰다”며 “돈 바꿔주는 곳”이라고 전했습니다.

“금융봉사소는 중앙은행 건물 내 협동화폐거래소와 달리 사람들이 오가는 길거리에 가설(가건물)을 설치하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특히 금융봉사소는 은행과 달리 공민증이 없어도 장마당 시세에 가깝게 돈을 바꿔준다”며 “며칠 전 나도 300달러를 국돈으로 바꿨는데, 100달러에 210만원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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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평안남도 평성과 순천시장 환율은 1달러에 2만3천원으로 알려졌는데, 중앙은행 평안남도 지점 금융봉사소가 적용한 환율이 시장보다 2천원 낮은 1달러에 2만1천원이라는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31일 “국가에서 규정한 협동 환율이 1달러에 8,900원인데, 이 가격은 공장노동자의 기존 월급 인상을 시범 도입하였던 2023년 10월 당시 장마당 환율(1달러 9천원대)에 맞게 정해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북한 평양에서 촬영된 중앙은행의 모습
북한 평양에서 촬영된 중앙은행의 모습 북한 평양에서 촬영된 중앙은행의 모습 (AP)

외화 유통량 늘려 환율 안정에 안간힘

북한에서 협동 환율은 국내 시장물가와 다른 나라 화폐 간 교환 비율을 계산해 중앙은행이 정한 환율을 말합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작년 4월부터 공장노동자 월급 인상이 전국에 도입된 후 미화 환율이 지난해 말에는 1달러에 3만으로 폭등하기도 했다”며 “노동자 월급이 20배 이상 인상되어 국돈 현금이 많아져 장마당 물가가 먼저 오르면서 달러 환율(상승)을 부추긴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그러자 당국은 외화 암거래 행위를 하는 봉사단위와 공민에 대해서는 누구든 강력히 처벌하는 대응을 지속해왔다”며 “(평안북도) 정주에서만 (내가 아는) 5 명의 돈 장사꾼들이 교화소에 갔지만 장마당 환율은 지금 1달러에 2만3천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당국이 이달부터 중앙은행 금융봉사소를 역전과 장마당 일대에 설치하고 신분을 따지지 않고 달러를 장마당 환율과 비슷하게 바꿔주는 것은 개인이 갖고 있는 달러를 끌어내 달러 유통량을 늘림으로써 환율 상승을 억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를 두고 주민들 속에서는 당국이 2023년부터 양곡판매소를 지역 곳곳에 설치하고 장마당에서 개인의 쌀 장사를 거의 없앤 것처럼 금융봉사소도 개인에 의한 환전 시장을 없애려는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