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양강도에 상주하고 있는 무역기관들이 숙련된 노동력 확보를 위해 근로자의 월급을 중국 화폐로 지급하고, 도주한 젊은 근로자를 고용하는 등 여러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양강도 무역기관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8일 “양강도에 진출한 무역회사들 중 제일 큰 사무소를 가지고 있는 기관은 대성무역, 광명무역, 봉화무역과 은하무역”이라며 “양강도에는 크고 작은 무역회사 사무소가 60여개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양강도에 주재하는 무역기관들은 대부분 광물과 목재, 피복(의류)과 약초를 다루는 회사들”이라며 “중앙당(노동당) 산하 무역회사들은 대부분 해산물, 피복, 광물을 수출하고 국방성 산하 무역기관들은 주로 석탄과 통나무를 수출하는 반면, 국가보위성 산하 무역회사들은 희토류 수출, 인민보안성 산하 무역회사들은 약초와 광물을 수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광물과 피복수출에 주력하는 대성, 광명, 은하 무역은 중앙당 산하이고 강성과 붉은별, 전승은 국방성, 신진과 신흥은 국가보위성, 녹산과 메아리는 인민보안성 산하”라며 “그외 내각과 2경제위원회 산하의 수십 개 무역기관들이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과거에도 무역기관들의 불법 행위가 큰 골칫거리였는데 지난해 근로자들의 월급 인상 후부터는 불법 영업과 거래가 더욱 노골화 되고 있다”며 “이제는 대놓고 근로자들의 월급을 중국 인민폐로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산 복장(의류) 제품을 위탁가공하는 은하무역의 경우 근로자들에게 매달 평균 중국 인민폐 120위안(내화 408,000원, 미화 17달러)을 월급으로 지급한다”며 “대봉광산과 용하광산에서 불법적으로 광물을 채굴하는 광명무역은 근로자들에게 매달 평균 180위안(내화 612,000원, 미화 25.5달러)의 중국 인민폐를 월급으로 지급하고 있는데 이는 일반 공장, 기업소 근로자들 기본 월급의 20배가 넘는 액수”라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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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30일 “무역회사들은 숙련된 근로자들의 유출을 막기 위해 월급을 중국 인민폐로 지급할 수밖에 없다”며 “그만큼 무역회사들 간에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고 밝혔습니다.

무역회사들 간 숙련공 ‘쟁탈전’
소식통은 “무역회사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모두 고급 기술 인력이거나, 힘이 세고 건강한 젊은이들”이라며 “고급 재봉공(봉제)이나 벌목공들, 광산에서 일하는 젊은 사람들은 매우 구하기 어려운 인력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고급 기술 인력들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무역회사마다 월급에 대한 신경전도 가열되고 있다”며 “월급을 적게 주면 숙련공들이 다른 무역회사로 옮겨가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고급 재봉공이 죄를 지어 ‘노동교양대’ 처벌을 받았을 경우 지역 안전부는 처벌 기간 동안 무역회사에서 무보수로 일하도록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대신 무역회사들은 재봉공에게 지급해야 할 월급을 지역 안전부 간부에게 지불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동흥무역의 경우 40여명의 근로자들을 불법적으로 고용해 김정숙군 용하광산에서 몰리브덴을 캐는 위험한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들은 모두 돌격대나 강제동원을 피해 직장에서 도주한 젊은 사람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