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탄소하나 공장서 연구진 철수”

앵커: 북한 김정은 정권이 야심차게 추진하던 탄소하나(C1)공장 가동이 수년 째 실패하면서 중앙에서 파견됐던 과학기술 연구진이 철수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2016년 북한 평안남도 순천에 착공되어 10년 째 준공이 미뤄지고 있는 탄소하나(C1)공장은 석탄을 고열로 가스화하여 일산화탄소나 메탄올과 같은 화학물질에서 인공석유와 석유제품을 생산함으로써 에너지 자립 등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하지만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 3월 중순, 순천에 체류하던 탄소하나공업 연구 집단이 중앙의 조치로 철수했다”고 전했습니다.

“중앙에서 파견한 탄소하나공업 연구 집단에는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업대학 박사연구원들, 국가과학원 과학자들, 남흥화학연합기업소 기술자 등 100명 가깝게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36년 만에 개최된 당 제7차대회(2016)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2016-2020)전략을 제시한 김정은 총비서가 에너지 자립을 목적으로 탄소하나화학공업 창설을 제시하고 국가 과학기술진을 조직한 것은 북한내 매장된 석탄자원으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장기화에 대응하려는 의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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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은 이어 “당국은 반드시 탄소하나(C1) 촉매제를 개발해야 한다며 과학기술연구진을 10년 가깝게(2016-2025) 내몰았지만 성공하지 못하자 연구진을 철수시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미경을 사용하고 있는 평양산원 연구원의 모습.
현미경을 사용하고 있는 평양산원 연구원의 모습. 현미경을 사용하고 있는 평양산원 연구원의 모습. (Reuters)

‘탄소하나 개발이 사상투쟁으로 되나’ 비판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일 “지난주 초 순천탄소하나공장 연구소에 나가있던 남흥화학연합기업소 기술자 20명이 전부 기업소로 돌아왔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2016년 착공된 탄소하나공장은 현재 건물 공사와 설비 구축은 됐지만 중간시험공정에서 연이어 실패하며 준공이 미뤄지고 있다”고 “계속 실패해도 연구에 내몰던 당국이 갑자기 연구진을 철수시켜 과학기술자들도 긴장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탄소하나화학공업은 석탄 가스화로 일산화탄소가 생기면, 이것을 메탄올로 바꿀 때 발생하는 수소를 촉매제로 개발하는 연구가 성공해야 한다”며 “과학기술연구진이 주야로 수년 째 매진하고 있지만 실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탄소하나 연구에 실패하면서 지난해 중앙당 그루빠(지도소조)의 지도 하에 과학자와 기술자들의 자아비판과 사상투쟁도 있었지만, 탄소하나 개발이 사상투쟁으로 될 일이냐”며 “일부 간부들 속에서는 선진국가 기술을 수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기간(2016-2020) 탄소하나공장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연기했습니다. 2022년 8월 방역 승리를 선포한 이후 탄소하나 촉매를 개발하는 연구가 다시 추진되었지만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