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간부들이 ‘위생사업’ 앞장서야

앵커: 북한 당국이 거리와 마을 꾸리기 등 위생사업에 간부들부터 앞장서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당국은 ‘조선중앙 제3방송’을 통해 위생사업을 게을리한 공장, 기업소의 간부들을 연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고 복수의 양강도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조선중앙 제3방송’은 외부에서 청취할 수 없는 유선 방송으로 북한 내부 주민들을 위한 방송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일 ““위생사업을 다그치기 위해 오후 3시부터 4시 30분까지 진행하는 각 도 ‘제 3방송’, 밤 9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진행하는 ‘조선중앙 제3방송’으로 위생사업을 게을리한 간부들을 이름과 거주지까지 밝히면서 비판하고 있다”며 “위생사업 조차 제대로 내밀 능력이 못 된다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것이 방송의 내용”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해마다 3~4월은 위생 월간이지만 양강도는 3월 중순부터 눈이 녹기 때문에 기본적인 위생사업은 3월말부터 시작해 4월 10일까지 끝내야 한다”며 “그래야 (김일성의 생일인) 4월 15일을 ‘민족 최대의 명절’로 맞을 수 있다는 건데 시간이 많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위생사업의 목표는 코로나 사태 흔적을 완전히 지우는 것”이라며 “코로나의 후유증을 하루 빨리 가시기(없애기) 위해 간부들부터 거리와 마을 꾸리기에 앞장서라는 것이 중앙의 강력한 요구”라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위생사업이라고 하면 별로 어려울 게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쉬운 것이 하나도 없다”며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시의 경우 아직 겨울철에 쌓인 쓰레기조차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간부들의 이름이 방송에 오르내리는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봄철 화재에 대비해 일체 쓰레기를 소각하지 말고 땅에 묻으라는 것이 중앙의 지시”라며 “도시를 벗어난 외딴 지역에 쓰레기를 묻으라는 것인데 쓰레기를 옮길 자동차, 쓰레기를 묻을 인력을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아 간부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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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북한 남성이 트롤리버스를 수리하고 있는 모습.
2016년 5월, 북한 남성이 트롤리버스를 수리하고 있는 모습. 2016년 5월, 북한 남성이 트롤리버스를 수리하고 있는 모습. (Reuters)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2일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외국인 관광이 중단되어 위생사업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며 “올해부터 외국인 관광을 다시 시작한다면서 위생사업을 다그치고 있는데 묵은 때를 한번에 벗겨 내자니 쉽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위생사업과 관련해 혜산시에서 제일 어려운 문제는 공장, 기업소와 아파트의 도색을 다시 하는 것”이라며 “공장, 기업소와 아파트의 벽에 칠할 도색재, 공공건물과 살림집의 출입문, 창문들에 칠할 뼁끼(페인트)는 공장, 기업소, 인민반마다 돈을 거둬 중국에서 사들여야 하는데 주민들의 불만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위생사업 목적은 외부에 보여주기

소식통은 “우리나라(북한)에서 위생사업의 목적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건설한다는 것인데 따지고 보면 외국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며 “(김일성의 생일인) 4.15를 앞두고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찾기 때문에 그 전에 위생사업을 마쳐야 한다는 것이 중앙의 요구”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4월 10일부터 거리와 마을 꾸리기에 대한 중앙의 검열이 시작돼 간부들이 더욱 긴장하고 있다”며 “중앙의 검열에서 문제가 발견될 경우 많은 간부들이 비판무대에 오르는 것은 물론, 누군가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