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부 농장, 중국 밀수입 종자로 모판 씨뿌려

앵커: 올해 농사 준비가 한창인 북한에서 모판 씨뿌리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에서 밀수입된 벼 종자를 사용하는 농장이 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달 말부터 정주에 자리한 농장들에서 벼 모판 씨뿌리기 전투가 시작됐다”며 “이달 말 전으로 끝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벼 종자는 채종농장에서 공급했지만 퇴화된 종자여서 중국에서 밀수된 벼 종자를 사들여 모판에 뿌리는 농장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농업과학원에서 개발한 종자를 농업성 산하 종자감독국 원종농장에 공급하면 원종농장에서 종자를 생산해 시, 군 채종농장을 통해 각 농장들에 공급합니다. 종자는 1~2년에 한 번 갱신해야 하지만, 원종농장의 자금난으로 진행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중국에서 들어오는 벼 종자는 한국 종자인지 중국 종자인지 모르겠지만, 채종농장 종자보다 생육기간이 짧고 수확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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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시 강서구역 청산협동농장에서 농민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는 모습
남포시 강서구역 청산협동농장에서 농민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는 모습 2022년 5월, 북한 남포시 강서구역 청산협동농장에서 농민들이 모내기 이앙기를 이용해 논에 벼를 심고 있다. (Reuters)

소식통은 “농장 간부들이 개인 돈을 빌려서라도 밀수로 들어온 벼 종자를 사들여 모판에 뿌리는 것은 종자가 좋아야 수확량이 높기 때문”이라며 “수확량이 높으면 이자돈을 갚고도 알곡계획 수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7일 “올해처럼 농장 경리(기존 관리위원장)가 직접 중국과 밀무역이 가능한 무역회사에 돈을 주면서 좋은 벼 종자를 사달라고 부탁하는 건 드문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농장 간부들, 사채돈 빌려 벼 종자 구입

“이달 초만 해도 무산군에서는 무역회사들이 도 내 여러 농장 간부의 부탁으로 수확량이 많은 벼 종자를 톤 단위로 들여왔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작년에도 몇몇 농장에서는 수입산 벼 종자를 사들여 모판 씨뿌리기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경쟁적으로 농장마다 개인에게 이자 돈을 빌려 밀수로 들어온 벼 종자를 사들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농장간부들이 올 농사준비에 긴장하는 이유는 지난 1월 말 당 중앙 제8기 30차 비서국 확대회의에서 최고존엄이 음주접대와 인민의 재산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온천군 당위원회와 우시군 농업감찰기관을 해산하고 관련 간부들을 처벌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간부들의 사업 작풍에서 문제되는 현상에 대해서는 저격전, 소탕전을 전개하라는 게 위의 지시여서 올해 농장 간부들은 국가에서 부여한 알곡계획을 수행하기 위해 벼 모판 씨뿌리기 전투부터 긴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