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농사 준비가 한창인 북한에서 모판 씨뿌리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에서 밀수입된 벼 종자를 사용하는 농장이 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달 말부터 정주에 자리한 농장들에서 벼 모판 씨뿌리기 전투가 시작됐다”며 “이달 말 전으로 끝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벼 종자는 채종농장에서 공급했지만 퇴화된 종자여서 중국에서 밀수된 벼 종자를 사들여 모판에 뿌리는 농장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농업과학원에서 개발한 종자를 농업성 산하 종자감독국 원종농장에 공급하면 원종농장에서 종자를 생산해 시, 군 채종농장을 통해 각 농장들에 공급합니다. 종자는 1~2년에 한 번 갱신해야 하지만, 원종농장의 자금난으로 진행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중국에서 들어오는 벼 종자는 한국 종자인지 중국 종자인지 모르겠지만, 채종농장 종자보다 생육기간이 짧고 수확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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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은 “농장 간부들이 개인 돈을 빌려서라도 밀수로 들어온 벼 종자를 사들여 모판에 뿌리는 것은 종자가 좋아야 수확량이 높기 때문”이라며 “수확량이 높으면 이자돈을 갚고도 알곡계획 수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7일 “올해처럼 농장 경리(기존 관리위원장)가 직접 중국과 밀무역이 가능한 무역회사에 돈을 주면서 좋은 벼 종자를 사달라고 부탁하는 건 드문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농장 간부들, 사채돈 빌려 벼 종자 구입
“이달 초만 해도 무산군에서는 무역회사들이 도 내 여러 농장 간부의 부탁으로 수확량이 많은 벼 종자를 톤 단위로 들여왔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작년에도 몇몇 농장에서는 수입산 벼 종자를 사들여 모판 씨뿌리기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경쟁적으로 농장마다 개인에게 이자 돈을 빌려 밀수로 들어온 벼 종자를 사들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농장간부들이 올 농사준비에 긴장하는 이유는 지난 1월 말 당 중앙 제8기 30차 비서국 확대회의에서 최고존엄이 음주접대와 인민의 재산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온천군 당위원회와 우시군 농업감찰기관을 해산하고 관련 간부들을 처벌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간부들의 사업 작풍에서 문제되는 현상에 대해서는 저격전, 소탕전을 전개하라는 게 위의 지시여서 올해 농장 간부들은 국가에서 부여한 알곡계획을 수행하기 위해 벼 모판 씨뿌리기 전투부터 긴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