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북 농산물 수출 품목 확대

앵커: 지난해 이루어진 북러 ‘농산업 협력‘에 따라 러시아의 대북 농산물 수출 품목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러시아 농업수출센터는 양국 간 협력이 ‘극동을 통과하는 물류 경로 개발‘의 효과도 가져올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러시아 농업수출센터(Agroexport Center)는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VK를 통해 지난해 북한에 해바라기유, 돼지고기, 냉동생선, 대두 수출을 재개했으며, 해바라기유는 곧바로 3대 대북 농산물 수출 품목에 올랐다고 보고했습니다.

농업수출센터는 러시아가 지난해 북한에 총 2만2천 톤의 농산물을 수출했다고 밝혔습니다.

그중 1위는 밀가루로 수출의 69%를 차지했고, 설탕이 10%로 2위, 해바라기유가 6%로 3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 3월 10일,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는 북한 농업위원회와 러시아 연방 농업부 간의 농산업(agro-industrial)협력에 관한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승인하는 법령을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스타브로폴 지역 에디시야 마을의 제분소에서 한 노동자가 밀가루 자루를 포장하고 있다.
러시아산 밀가루 러시아 스타브로폴 지역 에디시야 마을의 제분소에서 한 노동자가 밀가루 자루를 포장하고 있다.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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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양국은 농업 분야에서의 강한 협력을 보여왔습니다.

앞서 북한의 농업분야 사업을 책임지는 리철만 내각 부총리 겸 농업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 4월 러시아를 방문해 드미트리 파트루 셰프 러시아 농업상과 회담하기도 했습니다.

농업수출센터는 “북한 농업은 수십 년 동안 제재와 고립 속에서 운영되어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온실이 건설되고, 가공 기술이 발전하고, 경제 자립의 형태가 나타나는 등 현대화를 향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농업 산업 단지 협력에 관한 협정을 발전시키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이는 전략 산업에서 양국 간 협력을 공식화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그의 딸 김주애와 함께 강동 온실농장을 시찰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 강동 온실농장 시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그의 딸 김주애와 함께 강동 온실농장을 시찰하고 있다. (KCNA/Reuters)

양국 협정, ‘극동 물류 경로 개발 효과도’

농업수출센터는 “양국의 협정으로 러시아가 비료, 종자, 기계 등의 수출을 확대할 수 있게 됐으며, 온실 시스템에서 가공 장비까지 포괄적인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은 기본적인 농업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러시아 기업은 최소한의 경쟁으로 안정적인 틈새 시장을 차지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극동을 통과하는 물류 경로 개발‘이라는 추가적인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제리 넬슨 미주리대학 명예교수는 북한과 러시아 간에 농산업분야 협력은 무엇보다 가을철 쌀 수확 전에 커지는 북한의 식량부족을 메꾸는 것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넬슨 교수] 놀랍게도 북한에서 가장 심각한 기아 문제는 7월과 8월에 발생합니다. 그 이유는 이 시기에 옥수수는 아직 수확할 준비가 되지 않았고, 쌀은 수확이 아직 멀었으며, 밀은 이미 대부분 소진되었기 때문입니다.

넬슨 교수는 그 시기에 먹을 수 있도록 식량을 마련하는 것이 문제라며 현재 북한이 찾고 있는 것은 바로 이 공백을 메울 식량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에디터 박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