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간부들, 경제난에 여과담배는 ‘바깥’에서만”

앵커: 최근 일부 북한 간부들이 경제난의 여파로 담배를 대외용과 가정용으로 구분해서 피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담배는 남성의 권력과 재력을 나타내는 하나의 상징이 되어 왔습니다. 특히 간부들이 여과(필터)담배를 피우며 자신의 경제력을 주변에 과시하곤 했는데 요즘 생활비가 넉넉치 않자 여과담배를 집에서는 피우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6일 “최근 들어 간부들이 여과담배를 밖에서만 피우고 있다”면서 “간부들도 돈이 없기 때문에 집에서는 써레기(살담배)를 (종이에) 말아 피워야 하는 처지”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여과담배 생산이 줄어들고 가격이 오르자 간부들도 좋은 담배를 마음대로 피울 수 없다”면서 “담배가 남성 간부들의 제1 기호품이지만 돈이 없는 간부들은 남들이 보지 않는 집에서는 ‘말아초’(써레기 담배)를 피우는 신세”라고 지적했습니다.

2025년 4월 기준, 북한에서 판매되는 담배 가격
북한 담배가격 (2025년 4월 기준) 2025년 4월 기준, 북한에서 판매되는 담배 가격 (자료 - 김지은)

또 “보통 제품생산을 하는 공장의 간부들이 한 달 노임(월급)으로 5만원(미화 2.5달러)을 받는데 그야말로 담배는 사치”라면서 “비싼 여과담배는 1갑에 2만원(미화 1달러)이어서 일반적으로 간부가 노임을 받아도 담배 3갑을 구입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최근에는 중국에서 수입하던 담배원자재마저 줄어들면서 수출용 담배밖에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현재 장마당에서 여과담배 ‘강선’은 1만 2천원, ‘7.27’은 2만원, ‘려명’ 2만원, ‘밤 고양이’는 1만 5천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오죽하면 간부들이 집에서는 ‘말아초’를 피우고 외부에서만 여과담배를 피우겠냐”면서 “이제는 간부들도 집에서 써레기를 피우는 게 당연한 풍조로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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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7일 “요즘 대부분의 간부들이 밖에서만 여과담배를 피우고 있다”면서 “집에서는 써레기 담배를 피우는 것이 유행이 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비싸진 담뱃값 때문에 북한 간부들도 종이에 담뱃잎을 말아 피운다. 사진은 건조한 담뱃잎을 말아 피울 수 있게 잘게 잘라놓은, 일명 ‘써레기’다.
북한 담배, '써레기 비싸진 담뱃값 때문에 북한 간부들도 종이에 담뱃잎을 말아 피운다. 사진은 건조한 담뱃잎을 말아 피울 수 있게 잘게 잘라놓은, 일명 ‘써레기’다. (사진 - 김지은)

소식통은 “여기서는 남성들이 어떤 담배를 피우는가에 따라 그의 생활 수준이 평가된다”면서 “좋은 담배를 피우면 재력이 든든한 것으로 평가되어 위신이 높아지고 눅은(싼) 담배를 피우면 생활상 어려움이 있다고 여겨져 하찮게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런 사회적 풍조로 하여 대부분의 간부들이 여과담배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주민들이 여행증명서를 발급 받거나 사회동원에서 제외시켜 줄 것을 부탁하려고 할 때 해당 간부들에게 비싼 여과담배를 뇌물로 바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