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재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수준으로는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과 사단법인 한국정치학회(KPSA) 주최로 10일 서울에서 열린 ‘트럼프 2.0시대 한국의 자체 핵무장 옵션과 여론’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창립 19주년 기념 학술회의.
발표에 나선 미사일 분야 전문가,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는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 진전이 매우 위협적인 수준에 이르렀으며 특히 최근 북러 밀착은 굉장히 위중한 안보적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권 명예교수는 우선 북한이 이미 2000년대에 제한된 수준의 핵 소형화 기술을 보유했으며, 현재 핵탄두 소형화 및 경량화 실현에 있어 신뢰성, 고도화 과제만 남은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또 북한의 핵전략 목표, 각종 발표 내용, 작전적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다양한 무기체계에 전술핵탄두를 탑재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능력에 대해서 권 명예교수는 전반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고도화 단계에 이르렀다고 평가했습니다.
먼저 북한의 최신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의 경우 탑재체(페이로드)를 화성-18형보다 늘려 다탄두 재진입체 수량을 더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고, 이를 통해 미국에 대한 핵 억지력을 획득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해서는 아직 완전한 능력을 갖추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괌까지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급 고체연료 2단 미사일을 3차례 시험비행했을 정도로 빠르고 정교하게 고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매체가 지난해 1월부터 활강비행체(HGV)의 두 종류, 활공형과 원뿔형을 각각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 극초음속 기동형조종전투부로 명확히 구분해 용어를 사용해온 것에도 주목하며, 관련 기술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 1월 7일 새로운 탐소섬유 복합재료와 유도조종 기술을 적용했으며 2차 정점고도를 42.5km까지 낮췄다는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발표가 사실이라면, “이는 엄청난 기술력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권 명예교수는 북한의 대표적 신형 전술유도무기,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 KN-24(북한판 에이태큼스), KN-25(초대형 방사포)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시험발사를 통해 운용능력을 높이고 있으며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어 매우 심각한 위협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KN-23, KN-24의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에 의해 사용되고 있는 만큼, 실전 경험을 통해 기술이 더욱 고도화될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권 명예교수는 북한이 서로 다른 지역에서 이른바 섞어쏘기 형태로 극초음속 무기, 신형 전술유도무기, 재래식 탄도미사일 동시 공격을 가해올 경우, 첨단 미사일방어체계로도 막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으며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에 있어 심각한 도전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권 명예교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가 복합 다층 방어체계를 지향하지만, 현재는 사실상 종말단계 지역방어 수준이라고 진단했고, 다양한 위성을 기반으로 한 미사일방어작전 역량에 있어서도 한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권 명예교수는 동맹국 및 우방국과의 긴밀한 협업을 기반으로 한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재래식 전술무기 수준의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포괄적 관점에서 핵능력 확보를 포함한 다양한 수단에 대한 체계적인 검토가 요구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 섞어쏘기 형태로 공격한다고 하면, 사실 수직 수평의 다차원적 동시 공격이 이루어지거든요. 첨단 미사일 방어체계로도 막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입니다. (2024년) 이란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할 때 사용된 게 극초음속 미사일 일부가 있었고 재래식 탄도미사일은 대부분 다 요격당했다고 보시면 되고 한 30여 기가 뚫고 들어간 거죠. 우리는 복합 다층방어 체계를 지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종말단계 지역방어 수준이고요. 북한의 핵탄두 탑재를 전제로 한 다양한 무기체계 개발과 핵사용을 가상한 훈련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관련 기사
“북,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 진전…추가 발사 나설 것”
이와 함께 이날 또다른 발표자인 노병렬 대진대 교수와 심규상 텍사스 A&M대 교수는 핵개발 국가들이 실제 받은 제재 수준, 지속기간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미국과 우호적이며 전략적 중요성이 높고 민주주의 수준이 높았던 나라는 핵개발에 따르는 제재기간이 짧았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저출산 문제와 자체 핵보유의 필요성을 연계한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이대한 한국핵안보전략포럼 연구원은 한국이 전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인구절벽 문제를 겪고 있어 향후 재래식 전력 우위, 기술적 우위만으로 국가의 생존을 장담하기 어렵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중소규모의 자체 핵보유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트럼프 2기, 한국 핵자강 요구 받아들이지 않을 것”
한국 사회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하고 있는 핵자강 목소리와 관련해, 함형필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핵잠재력 확보 등 핵자강에 대한 한국의 요구를 매우 높은 확률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함 센터장은 미국의 핵전력 역내 배치,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검토 등에 대한 논의는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고, 전반적인 확장억제 측면에서 한국에게 도전요인보다는 기회요인이 더 많다고 평가했습니다.
[함형필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 핵 잠재력을 확보하는 부분에 대해서 한국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제가 확인한 바로는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보여지고요. 유연한 재배치가 될지 아니면 실제 물리적인 재배치가 될지 그런 논의에 열려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 실질적으로 한미 CNI 차원, 즉 군사당국에서 실제 태세를 구축하는 차원의 논의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