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정부가 철광석 등 북한이 금수품을 거래하는 데 관여한 홍콩 선사와 선박, 운영자 등을 독자 제재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부는 1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단체 두 곳과 개인 두 명, 선박 한 척을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르면 제재 대상은 홍콩 소재 선박회사인 ‘샹루이‘(Xiangrui Shipping Co Ltd) 와 운영자인 쑨정저(SUN Zhengzhe)·쑨펑(SUN Feng), 이 회사 소속 무국적 선박인 ‘선라이즈(Sunrise) 1호‘, 화주이자 러시아 소재 회사인 ‘콘술데베‘(LLC CONSUL DV)입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6월 한국 영해를 통과하던 ‘선라이즈 1호‘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연루됐다는 첩보를 우방국으로부터 입수했습니다.
이어 해당 선박을 억류한 뒤 부산항으로 옮겨 외교부와 해양경찰청, 관세청, 국가정보원 등이 참여하는 합동 조사를 벌였습니다.
그 결과 이 선박이 지난해 6월 14~17일 북한 청진항에서 북한산 철광석 5천20톤을 적재했고, 철광석 화주는 ‘콘술데베‘라는 사실과 선박이 중국 장쑤성 징장항으로 이동하고 있었다는 것을 파악했습니다.
다만 최종 수하인은 알아내지 못했으며, 한국 정부는 억류 중인 선박을 조만간 퇴거 조치할 예정입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1호 8항은 북한산 철광석의 이전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선라이즈 1호‘가 9개월 이상 억류되면서 홍콩 선사 ‘샹루이‘와 화주 ‘콘술데베‘가 큰 경제적 손실을 입었고, 제재 대상 지정을 통해 불법행위 가담자라는 업계 내 낙인효과 등 실질적이고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에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기업과 개인은 앞으로 한국 금융위원회나 한국은행 총재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만 한국 내 은행이나 기관과 금융·외환 거래를 할 수 있고, 선박도 허가를 받아야 입항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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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이번 조치가 “북한의 불법 해상활동을 차단해 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방국들과 공조를 바탕으로 제재 위반 활동에 관여하는 자들에 대해 강력하고 일관되게 법을 집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7월 북한산 석탄의 불법적인 해상 환적에 관여한 홍콩 선사 ‘HK 이린‘과 북한 선박 ‘덕성‘호를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주한미군사령관 “주한미군, 여전히 핵심적 역할”
이런 가운데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은 현지 시간으로 9일 열린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주한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함으로써 얻는 이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미국이 현재 ‘입지적 우위‘(positional advantage)를 가졌다는 것”이라며 한반도에 배치된 미군이 현재 적절한 위치에 있는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주한미군이 북한 도발 억지 뿐 아니라 미중 전략경쟁 측면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브런슨 사령관은 청문회와 관련해 의원들에게 제출한 성명에서, 미국 국익에 여전히 중요한 인도·태평양 지역에 주한미군이 주둔하는 것은 핵심적인 사항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사령관은 주한미군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강력한 억지력을 제공한다”면서 미군이 한국, 일본은 물론 유엔군사령부를 구성하는 다른 나라들과 함께 통합된 지역방위 태세를 구축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와 함께 한미동맹과 유엔군사령부를 통한 다국적 협력이 역내 안정과 세계 차원의 긴장 고조를 억지하는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주한미군의 주둔은 미국의 힘을 보여주는 상징입니다. 이로써 적들은 군사행동을 하는 데 비용을 치러야 하고, 이는 군사적 침략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한미 동맹은 동북아 안보의 핵심 축으로 여전히 굳건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새뮤얼 파파로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은 북한의 대러시아 파병 규모가 최소 1만 2천명에 이르며, 그 가운데 4천 명 이상의 사상자가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파병 대가로 우주발사체, 군사위성, 공격형 무인기, 미사일 기술, 첨단 잠수함 추진 기술 등을 획득하려 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새뮤얼 파파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 북한은 러시아에 수천 발의 포탄과 병력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러한 지원은 북한이 열세에 놓여있던 특정한 핵심 전력 분야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파파로 사령관은 러시아를 위해 전투에 참여하고 있는 중국인 두 명을 체포했다는 우크라이나 측 발표를 사실로 확인하면서, 러시아의 성공적인 공세가 중국의 대러시아 지원을 더욱 대담하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