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최대 규모의 군함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불과 1년 만에 외형 완공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는 이와 같은 속도가 실제 북한의 제조 역량을 반영하는 것이라면, 북한 해군 전력의 증강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다만 신속한 군 현대화는 러시아의 지원 없이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됩니다. 박수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포 신형 군함, 최소 외형 완공 단계”
최근 북한의 최대 규모 군함이 남포 해군조선소에서 외형 완공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위성사진 분석업체인 ‘SI 애널리틱스(SI Analytics)‘는 1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5월까지 신형 군함 건조가 기초 공사 단계에 불과했으나 1년여 만에 최소 외형의 완공이 임박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군함은 비교적 빠른 속도로 건조된 겁니다.
보고서는 이를 북한 특유의 ‘속도전(speed campaign)’ 방식의 일환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남포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함정의 길이는 144m, 폭은 22m로 유추되며 북한 군함 중 최대 규모인 것으로 관측됩니다.
미국의 민간위성 분석가인 제이콥 보글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전에 건조된 농어급 스텔스 고속정이나 날치급 관통형 고속함정(Very Slender Vessels)과 같은 신형 군함들은 이번 신형 군함보다 작은데도 불구하고 건조에 수년이 걸렸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글은 “이번 사례가 실제 북한의 새로운 제조 역량을 보여준다면, 북한은 자국 해군 전력을 더욱 신속하게 증강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역내 연합 해군에 더욱 심각한 해양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해당 군함이 성공적으로 해상 시험을 마치고, 승조원이 충분한 훈련을 받을 때까지는 앞으로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앞서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는 지난 6일 보고서를 통해 남포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함정은 신형 유도탄호위함으로 추정했습니다.
유도탄호위함은 유도탄을 장착하여 적의 항공기, 미사일, 잠수함 등을 방어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군함입니다.
미국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의 제프리 루이스 연구원은 남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신형 군함에 대해 “미사일 50기 이상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큰 규모의 구획들이 식별된다”며, 해당 함정에 수십 발의 미사일을 동시에 탑재할 수 있는 수직발사대(VLS)가 장착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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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조선소의 신형 군함이 신속하게 제작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선체 각 부품이 외부 시설에서 사전 제작된 뒤 건조대에서 모듈 방식으로 조립되는 공정이 적용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SI 애널리틱스에서 제공한 AI 기반 위성사진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근처에 신설된 건조동 (Construction Hall)에 대형 바지선이 정박해 있었고 이 기간에 위성사진에 나타난 조선소 작업대로 옮겨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해당 바지선에는 그물망이 설치되어 있어 상공 감시를 피하려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청진조선소 신형 군함도 완공 임박…러 지원 노릴 듯
한편, 청진 조선소에서도 같은 방법을 기용해 건조를 빠르게 작업 중인 것으로 나타납니다.
SI 애널리틱스는 청진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길이 116m, 폭 16m의 신형 군함도 외형 완공이 임박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청진 조선소 부두 근처에 다수의 크레인과 정체불명의 장비들이 위치해 있는 것으로 보아 내부는 완료되지 않았고 상부 구조물 설치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보글도 자체적으로 확인한 위성사진에서 청진 조선소의 군함도 본체가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른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SI 애널리틱스는 남포조선소와 청진조선소 군함들의 외형이 완성 단계에 접어든 만큼 향후 북한이 무장 체계, 엔진, 위상배열 레이더, 통합 전투지휘체계 등의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통합 전투지휘체계는 다양한 레이더와 대함·대공·대잠 무기 체계를 데이터 링크를 통해 통합 운영하는 시스템으로 북한의 국산 무기들을 연동해야 하므로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통합 전투지휘체계를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 가장 필요한 분야로 지목했으며 시스템의 완전한 구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박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