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중심의 단일후견체제가 향후 북한 체제의 불안정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회 입법조사처(입조처)가 10일 발간한 ‘북한 엘리트 내 권력구조의 변화와 시사점, 최룡해 비공식조직의 공식조직 장악을 중심으로’ 보고서.
보고서를 작성한 이승열 국회 입법조사관은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중심의 지배 엘리트 단일후견체제가 경쟁 엘리트의 부재 속에서 향후 북한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입법조사관은 2022년 12월 제8기 제6차 전원회의를 전후로 최룡해가 지배엘리트 단일후견체제를 구축했고 이에 경쟁자였던 조용원 조직지도부장 겸 조직비서의 역할이 크게 축소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 입법조사관 분석에 따르면 최룡해가 측근들을 공식적인 자리에 임명하는 이른바 비공식조직의 공식조직화 권한을 부여받은 것은 2017년 10월 김정은 총비서가 당 중앙위 제7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최룡해를 조직지도부장에 임명하면서부터입니다.
이때부터 최룡해가 장성택 외에는 전례가 없었던 비공식조직의 공식조직화 권한을 부여받았고, 장성택처럼 직연을 기반으로 측근들을 당정군의 핵심 자리에 임명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 입법조사관은 최룡해가 조직지도부장에 임명된 2017년 10월 제7기 제2차 전원회의부터 2019년 4월 제14기 제1차 최고인민회의까지 비공식조직의 공식조직화를 대부분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2022년 12월 최룡해 중심의 지배엘리트 단일후견체제가 완성된 이후 엘리트 내 경쟁 구도가 사라지면서 권력투쟁을 통한 대규모 숙청이 더 이상 보고되지 않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이 입법조사관은 현재 최룡해가 공개활동을 최대한 자제하며 보이지 않는 손으로 김정은 총비서의 통치행위를 뒷받침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 장성택이 자신을 과시하며 더 많은 경제권 독점을 추구한 모습과 대비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입법조사관은 최룡해 중심의 지배엘리트 단일후견체제 완성이 북한 내 엘리트 간 경쟁을 사실상 무력화하면서 북한 수령체제의 통치 원리, 즉 견제와 감시를 통한 통제를 제한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총비서의 정통성과 최룡해의 집행력 간 안정적인 지속이 이어질지 여부가 향후 북한 체제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 중 하나가 되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 입법조사관은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최룡해가 경쟁을 통해 단일후견체제를 구축했지만 김정은 총비서가 이를 용인한 측면도 있다며, 김 총비서의 권력 운영 노하우가 김정일에 비해 뒤떨어지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이승열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지금까지는 괜찮지만 미래에는 상당한 불안정 요인, 김정은이 수령체제를 운영하는 데 상당한 장애 요인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죠. 그 확장을 사실 용인한 사람은 김정은이에요. 권력 운영의 노하우가 상당히 떨어진다고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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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최룡해 위협 가능성 의식하고 있을 것”
탈북민 1호 박사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도 1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최룡해의 권력기반이 향후 북한 체제의 불안정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했습니다.
안 이사장은 김정은 총비서의 입장과 관련해서는, 김 총비서 또한 최룡해의 체제 위협 가능성을 의식하며 일정 부분 견제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최룡해가 나서면 상당히 결집력이나 엘리트 동원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으로서는 두려운 존재이며 아마 엘리트 중에서는 최룡해의 눈치만 보지 다른 사람은 별로 눈치 볼 사람이 없죠.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