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가이드, 김주애 질문에 머뭇… 관광객 “일부 구간 연출된 듯”

앵커: 한 영국인 여행 유튜버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평양 방문기를 담은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영상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의 후계자설에 관한 대화도 담겨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지난 9일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에 게시된 최근 북한 관광 영상.

평양 국제 마라톤 대회 참가를 위해 북한을 방문한 영국인 여행 유튜버 해리 재거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평양 방문기를 공개했습니다.

233만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재거드 씨는 평양 곳곳에서 개인 카메라를 사용해 영상을 담았습니다.

영상 속 재거드 씨가 외국인 관광객을 인솔하는 가이드에게 북한에 관한 거침없는 질문을 쏟아내자, 북한 가이드는 곧바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칭송하는 답변을 합니다.

[재거드 씨] 누군가 북한에 온다면 뭐라고 말하겠습니까? 그들이 무엇을 이해하기를 바라나요?

[북한 가이드] 우리에게는 위대한 지도자가 있습니다. 그는 우리의 힘의 원천이며 그가 어떤 곳을 방문 할 때마다 모든 나라, 모든 사람들이 그 장소에 관심을 갖고 그곳을 방문한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그를 개인적으로 만난 사람들을 부러워합니다.

재거드 씨가 자신을 인솔하는 북한 가이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영국인 여행 유튜버 해리 재거드의 평양 방문기 재거드 씨가 자신을 인솔하는 북한 가이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Harry Jaggard 유튜브 채널)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에 관한 질문에는 곤란한 눈치로 말끝을 흐리기도 했습니다.

[재거드 씨] 김정은은 딸이 있죠? 그녀가 다음 지도자가 될 거라고 생각하나요?

[북한 가이드]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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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일부는 연출된 듯”

재거드 씨는 북한의 가이드로부터 관광 중 지켜야 할 4가지 원칙을 안내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원칙에는 △가이드를 떠나지 않을 것 △가이드 허락 없이 촬영하지 않을 것 △김정은을 무시하는 언사를 하지 않을 것 △종교적인 물건을 퍼뜨리지 않을 것 등이 포함된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재거드 씨는 또 평양에 대해 인위적인 인상이라는 평도 남겼습니다.

그는 북한 평양 화성지구의 림흥거리에서 “일부 아파트는 불이 꺼져 있었고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듯한 분위기”라며 “주민들과의 자유로운 접촉은 제한돼 있고, 일부 구간에서는 마치 배우 같이 연출된 사람들이 투입된 것 같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번 평양 국제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평양 후기를 속속 올리고 있습니다.

자신의 인스타그램 채널을 통해 현재까지 평양 후기에 대한 6개의 게시물을 올린 평양 마라톤 대회 참가자 알바로 로자스(Alvaro Rojas)는 평양에서 현지인들과 어울리기가 쉽지 않았다며, 현지 가이드에게 불만을 얘기하자 일정시간동안 현지인들과 대화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주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평양 마라톤 대회 참가자 안나 펠로바(Anna Pelova)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채널에 북한의 최고 지도자에 대해 말할 때 이름만 불러서는 안 되며, 북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김일성 주석‘,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직책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에디터 박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