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어민 탈북 방지 위해 어선 통제 강화

앵커: 최근 북한이 어선과 어부들의 바다 출입에 대한 검열과 통제를 강화했습니다. 혹시 모를 탈북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 여행과 주거, 이동의 자유가 철저히 통제되는 북한에서는 고기잡이와 양식 등으로 바다에 나가는 것도 어렵습니다. 전국의 모든 항구와 어촌에 군부대 소속의 해안경비초소가 설치돼 배와 어부들의 바다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2일 “요즘 동해에서 바다 출입에 대한 당국의 단속과 통제가 대폭 강화되었다”며 “바다에 한번 나가기 쉽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4월초 도내 각 수산사업소에서 올해 첫 고기잡이 시작을 알리는 출어식이 있었다”며 “각 지역 수산협동조합과 큰 공장, 기업소 부업선 등 모든 배가 바다로 나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바다에 나가는데 필요한 서류와 각종 구조장비 등 당국이 지정한 비품을 다 갖췄음에도 검열관(군인)들이 이런 저런 트집을 잡아 출항을 막는 경우가 많다”며 “두번 세번 만에 겨우 초소를 통과해 바다에 나간 배들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2011년 12월, 교도통신이 중국 단둥에서 촬영한 북한 압록강의 선박 작업 현장
2011년 12월, 교도통신이 중국 단둥에서 촬영한 북한 압록강의 선박 작업 현장 2011년 12월, 교도통신이 중국 단둥에서 촬영한 북한 압록강의 선박 작업 현장 (AP)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 어선이 바다에 나가려면 선박 등록증, 선원증, 바다 출입증, 배 운항증 등의 서류가 있어야 합니다. 선박 등록증, 선원증은 도 해사감독처가 발급하며 바다 출입증은 지역 보위부가 발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바다 출항 때 배에 기름을 얼마나 실었는지, 배가 최고 속도를 얼마 낼 수 있는지도 따진다”며 기름의 경우 하루이틀 정도 운항할 정도만 허용하며 크기에 맞지 않게 큰 기관(엔진)을 설치하지 않았는지 직접 검열하는데 탈출(탈북)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바다에 나가면 해군 경비정이 어선들을 통제한다”며 “바다 출입 문건이 제대로 있는지, 승인되지 않은 인원이 타지 않았는지 등을 살핀다”고 언급했습니다.

“당국의 요구는 작은 목선들이 가까운 바다에서만 어로활동을 하거나 수산사업소 어선과 선단을 무어 같이 움직이라는 것”이라며 “이렇게 해서는 고기를 제대로 잡을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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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함경남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3일 “해안경비초소와 해군 경비정의 어선 단속과 통제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이라며 “바다에 한번 나가본 사람이라면 마구잡이 단속에 치를 떤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출항 때 해안경비초소가 트집을 걸면 출항할 수 없게 되고 겨우 바다에 나갔다 해도 경비정의 단속에 걸리면 몇 시간씩 붙잡혀 꼼짝 못하게 된다”며 “결국 선장들이 군인들에게 돈을 찔러주거나, 기름을 뽑아 주거나, 잡은 물고기를 넘겨주는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며칠 전 친구가 타는 수산협동조합 어선은 어부들이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군 경비정에 3시간 넘게 잡혀 있다가 40kg정도 되는 그날 잡은 물고기를 다 주고야 풀려났다”고 밝혔습니다.

고속정을 타고 순찰하는 북한 군인들
고속정을 타고 순찰하는 북한 군인들 북한 병사들이 중국 랴오닝성 북동부에 위치한 국경 도시 단둥 인근의 압록강에서 고속정을 타고 순찰하고 있다. (Ng Han Guan/AP)

명절 맞아 더 엄격해진 단속

“4.15(김일성 생일)을 맞아 해안경비초소와 경비정이 명절에 먹을 부식물과 물자 해결을 위해 더 악을 쓰며 단속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바다에 마음대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데다 고기잡이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하니 어부들의 불만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