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과 시리아가 최근 공식 수교를 맺었습니다. 시리아는 과거 북한과 대량살상무기 분야 긴밀한 협력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한국 정부가 새로운 시리아 정부로부터 과거 북한-시리아 간 대량살상무기 관련 불법적인 협력 증거들을 확보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0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공식 외교관계 수립 작업을 마무리한 한국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소회를 밝혔습니다.
조 장관은 “60여년간 북한과 밀착으로 한국과 마지막 미수교국으로 남아있던 시리아가 마침내 화해와 교류의 손을 잡았다”며 “유엔 회원국과의 수교 완결이라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우게 돼 큰 영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은 이번 수교로 북한을 제외한 유엔 회원국 191개국 모두와 외교 관계를 맺었습니다.
신각수 전 외교부 차관은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북한 형제국으로 불렸던 쿠바에 이어 최근 북한의 혈맹국으로 꼽히던 시리아까지 한국과 전격 수교한 것에 대해, 북한이 상당히 불편한 심기일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또 북한의 리더십을 모방하는 등 2대에 걸쳐 시리아를 통치했던 알아사드 독재정권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모습을 목격하며 북한 정권이 상당히 두려움을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 전 차관은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국제 정세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한 부분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과거 북한과 시리아가 핵·미사일, 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관련 긴밀한 협력을 이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양국 간 불법적인 협력 증거를 찾기 위해 새로운 시리아 정부와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신각수 전 한국 외교부 차관] 찾을 수도 있을지가 아니라, 찾아야 합니다. 그런데 현 정부하고 이제 막 관계를 맺은 단계이기 때문에 거래를 해야겠죠.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거예요. 정부로부터 얻는 것도 있고, 아마 대사관이 좀 들어가야 진척이 될 거예요. 북한과 관계가 깊었던 나라이기 때문에 남북 관계에도 아무래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그런 차원에서 우리가 시리아를 잘 활용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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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시리아 신 정부’ 수교 가능성 현저히 낮아”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1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새로운 시리아 과도정부가 과거 알아사드 독재정권처럼 북한과 긴밀한 교류를 할 가능성이 상당히 낮았는데, 한국-시리아 수교로 인해 그 가능성은 현저히 더 낮아졌다”고 진단했습니다.
장 센터장은 또 이번 한국-시리아 수교로 인해 북한의 중동 무기수출에도 지장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장 센터장은 시리아는 과거 김일성 때부터 북한과 협력해온 부자세습 독재국가이며 중동 내 전략적 요충지라며 한국-시리아 수교를 바라보는 북한의 속내가 복잡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 시리아가 북한과 무관하게 굉장한 전략적 요충지임에는 분명하고요. 북한과 관련해서는 흔히 중동의 쌍둥이 닮은 꼴 정권이라고 이야기를 많이 했었죠. 현재 과도정부는 과거 아사드 정권처럼 그렇게 활발한 교류를 할 가능성은 굉장히 낮았는데 이제 수교를 공식적으로 하면서 그 가능성은 이제 현저히 낮아진 거죠.
성일광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1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이 새로운 시리아 과도정부와 관계 맺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지만 한국 정부에서 시리아 재건사업 지원 등을 고리로 북한의 시도를 막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성 교수는 향후 한국 정부가 시리아 과도정부와 협력을 이어나가야 하는 과제가 있지만, 새로운 시리아 정부가 다양한 인종, 종파 존중 등 민주주의를 지향하며 시리아를 밝은 미래로 이끌 수 있을지는 지켜볼 점이라고 밝혔습니다.
[성일광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북한으로서 상당히 아쉬운 측면이 있겠죠. 북한에서 지금 다시 시리아 새 정부와 관계를 개선하려고 할 텐데 우리가 먼저 들어가서 아마 그런 걸 막으려고 할 거예요.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 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