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동신문 게재 ‘김정은 사진’ 관리 잘하라”

앵커: 최근 북한 당국이 노동신문 관리와 반납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습니다. 김정은 사진이 오손되는 것을 막아 수령을 보위하려는 조치라는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가장 권위 있는 관영 신문은 노동신문, 민주조선, 청년전위, 평양신문입니다. 특히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김정은의 연설과 현시 시찰, 그리고 당국의 정책과 의도를 주민에게 전달하는 정치 선전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3일 “요즘 당보인 노동신문 관리와 반납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었다”며 “신문에 실린 김정은의 사진이 찢어지거나 오손되는 현상이 많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3월 말부터 당국이 노동신문을 타는(구독하는) 기관, 간부, 주민들에게 신문 관리와 반납 질서를 준수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며 “핵심은 김정은 사진이 구겨지거나 찢겨지지 않도록 신문을 잘 관리하고 다 본 신문을 철저히 반납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무나 볼 수 없는 노동신문

“노동신문은 보고 싶다고 해서 아무나 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노동당이 지정한 대상(사람)만 탈 수 있는데 주로 간부들”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노동신문은 북한의 모든 중앙 및 지방 기관과 단체, 각 공장 기업소 책임자, 각급 기관 중요 부서 책임자, 노동당 세포비서 이상 간부들에게 배포됩니다.

“다른 신문과 달리 다 본 노동신문은 매달 당위원회에 바쳐야 한다”며 “원래는 매달 노동신문 총 6면 중 원지(1~4면) 20장, 속지(5~6면) 10장 이상을 바쳤는데 이제부터는 원지 30장(한달 분)은 모두 바치되 김정은의 사진이 있다면 속지도 바치라는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북한에서 매일 발간되는 신문은 노동신문이 유일합니다. 모든 게 부족한 북한에서 주민들이 휴지나 담배 종이로 노동신문을 흔히 사용합니다. 이런 상황을 모르지 않는 북한 당국이 신문 종이 일부가 소비되는 것을 허용한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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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태전기기관차연합기업소 직원들이 노동신문을 읽고 있다.
김종태전기기관차연합기업소 직원들이 노동신문을 읽고 있다. 김종태전기기관차연합기업소 직원들이 노동신문을 읽고 있다. (AFP)

평안북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4일 “이번 조치는 신문에 실린 김정은의 사진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김정은 등장 이후 수령 보위에 대한 요구가 더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노동신문을 보면 김정은의 사진이 정말 많다”며 “제일 많이 사용되고 흔한 게 노동신문이다 보니 신문에 인쇄된 김정은 사진이 찢어지거나 꼬깃꼬깃 구겨져 길바닥에 떨어져있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당국이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김정은의 사진이 나온 신문을 다 바치라고 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신문 원지라도 사진이 있는 면만 남기고 나머지는 찢어 휴지나 담배 종이로 사용했는데 이제는 그럴 수 없어 걱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달 초 3월 신문을 바칠 때 부비서가 김정은의 사진이 나온 신문이 다 있는지 장수를 따졌고 특히 오손된 사진은 없는지 한 장 한 장 번지며 깐깐히 검열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공장 기업소의 경우 초급당 부비서가 노동신문 반납을 담당하며 종합된 낡은 신문은 출판물보급소에 바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수령 보위가 모든 사업의 첫번째 순위가 되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별로 놀랍지 않지만 곧 신문 종이가 부족해지면 휴지나 담배 종이를 사서 써야 할 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