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일성 생일’ 맞아 선대 수령 업적 강조

앵커: 김정은 총비서의 독자 우상화를 꾀하는 북한 당국이 지난해와 달리 올해 김일성 주석 생일(4/15)을 맞아 중국 내 북한 노동자들에게 선대 수령의 업적을 강조했다는 소식입니다. 김일성 출생을 기념하는 날인 ‘태양절’언급도 지난해에 비해 다소 늘었다는 평가입니다. 관련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의 한 조선족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 요청)은 15일 “조국(북한)에서 4월 15일을 계기로 하루 명절을 지시했다”면서 “이 지시에 따라 노동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김일성 초상화 앞에) 꽃다발 증정과 영화문헌학습에 참가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일성을 인류의 태양이라던 북조선 당국이 지난해에 태양절 문구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지시를 내렸다”면서 “올해 4월 15일에는 명절이 사라질 것으로 알았는데 당국이 김일성의 업적을 추켜세우며 (그의) 혁명역사를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해 4월 15일에는 몇몇 간부들만 모여 영사관에 찾아가 꽃다발 증정을 했다”면서 “그런데 올해는 전체 노동자들에게 꽃다발 증정을 하도록 하고 각 노동자들로부터 중국돈 20위안(미화2.7달러)씩 ‘김일성 기금‘을 거둬 들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에 ‘태양절’ 문구가 사라지자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올해부터 4월 15일 명절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었다”면서 “그런데 당국이 기금을 거두고 꽃다발 증정을 지시하자 대부분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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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양의 만수대 언덕에 자리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상 앞에 꽃바구니를 헌화하는 주민들의 모습.
북한 평양의 만수대 언덕에 자리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상 앞에 꽃바구니를 헌화하는 주민들의 모습. 북한 평양의 만수대 언덕에 자리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상 앞에 꽃바구니를 헌화하는 주민들의 모습. (Reuters)

이와 관련 중국 심양의 현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5일 “4월 15일을 명절로 보낼 데 대한 지시가 중국의 각 북조선 회사들에 전달되었다”면서 “노동자들이 꽃다발을 증정하고 영화문헌학습에 참가해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영화문헌에는‘무장은 우리의 생명이다. 무장에는 무장에로!‘라는 김일성의 구호가 나왔다”면서 “영화문헌은 또 혁명무력에 대한 령도의 계승문제를 훌륭히 해결하여 주체혁명위업완성의 결정적 담보를 마련했다”며 김씨 세습의 정당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영화문헌은 “희세의 영장이신 총비서(김정은)에 의해 선대 수령의 총대 중시, 군사중시 노선은 오늘 새로운 높은 단계에서 계승발전되고 있다”면서 “한평생 총대를 쥐고 백승을 이끌어 온 수령의 불멸의 업적이 총비서에 의해 이어지고 있다는 내용”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태양절‘이란 말을 사용하지 말라던 북한 당국이 돌연 김일성의 업적을 추켜세우자 일부 노동자들은 혼란스러워 한다”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김일성 기금을 거두려고 4월 15일 명절을 이어가는 것 같은 인상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일성의 생일에 각 회사의 작업반 별로 증정한 꽃다발 가격도 노동자의 임금에서 제외한다”면서 “당국의 지시로 단체로 꽃다발을 증정하고 영화 문헌 학습에 내몰린 노동자들의 마음에 명절을 쇠는 기분이 들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한편, 15일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해 4월 기준으로 ‘태양절’ 언급을 단 한차례 했는데 올해 4월의 경우 이미 일곱 차례의 ‘태양절’ 용어가 등장했습니다.

앞서 14일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은 총비서의 독자 우상화와 선대 흐리기 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올해 4월 북한의 ‘태양절’ 언급이 예년에 비해 늘어난 것은 주민들의 수용성을 감안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