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김일성 생일 사설서 김정은 비중 높아져”

앵커: 북한 관영 매체가 김일성 주석 생일을 기념한 사설을 내놓은 가운데 한국 통일부는 해당 사설에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찬양하는 내용의 비중이 매년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김일성 주석 생일 113주년을 맞아 훈장수여, 근로단체 모임 및 경축공연과 체육 경기 등 문화 행사들을 개최했습니다.

이번 김일성 주석의 생일은 5년 단위로 떨어지는 정주년이 아니었기 때문에 주목할 만한 대형 행사는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1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는 비정주년으로 예년과 비교할 때 특별한 행사는 보이지 않았다”며 “오늘은 생일 당일이고 16일이나 17일 즈음 관련 소식이 보도될 수 있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맞아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이 실은 사설에서는 미묘한 변화가 감지됩니다. 김일성 주석 탄생을 기념한 사설은 매년 4월 15일 당일 게재되는데,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찬양하고 그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내용이 이번 사설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노동신문은 이날 사설을 통해 “수령님께서 창시하신 주체사상은 걸출한 혁명의 영재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비범한 사상 이론 활동에 의해 끊임없이 발전, 풍부화되고 있다”면서 “(김정은 총비서의 사상을) 무조건 철저히 관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신문은 “총비서 동지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더욱 철저히 확립하며 오직 총비서 동지의 사상 의지대로만 혁명과 건설을 밀고 나가는 강한 기풍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김일성 생일 당일 노동신문 사설에 김정은 총비서를 띄우는 내용의 비중이 매년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며 “선대 흐리기와 독자 우상화의 일환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정은, 제3차 전국인민반장열성자회의 참가자들과 기념촬영
김정은, 제3차 전국인민반장열성자회의 참가자들과 기념촬영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3월 20일 제3차 전국인민반장열성자회의 참가자들을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김정은, 독자 우상화 넘어선 현재의 ‘수령‘”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현재 북한은 김정은 총비서에 대한 독자 우상화 단계를 넘어선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독자 우상화) 단계를 넘어서서 (김정은이) 명실상부한 현재의 수령이라는 것입니다. 단독 우상화 이런 시기는 사실 지났고요. 북한은 (김정은이) 현재 수령이다, 여기에 중점을 두고 모든 것을 다 맞추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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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김일성 생일을 의미하는 ‘태양절’ 표현이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 4월에는 수차례에 걸쳐 사용돼 주목됩니다. 15일 노동신문도 “태양절에 즈음하여” 김일성, 김정일 동상에 꽃바구니들이 바쳐졌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노동신문이 ‘태양절’ 단어를 사용한 것은 4월 15일 단 한 차례였으나 올해의 경우 7차례에 걸쳐 ‘태양절’ 단어가 사용됐습니다.

통일부는 북한이 ‘태양절’이라는 표현을 예외적으로 사용하면서 ‘4.15’, 또는 ‘4월 명절‘로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