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국회에서는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담은 결의안이 발의됐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여당인 국민의힘의 김기현 의원은 15일, 스위스 현지시간으로 지난 3일 제58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된 것과 관련해 ‘제58차 유엔 인권이사회 북한인권 결의 채택 환영 등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결의안은 “한국 국회는 제58차 유엔 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 채택을 환영하며, 북한이 이를 비롯한 유엔의 연례 북한인권결의를 받아들이고 권고사항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해 11월 통일부가 공개한 북한 외무성-재외공관 간 외교전문 12건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문제 논의를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이 포함된 것을 언급하며,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인권 증진 활동이 김정은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압박 수단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결의안은 한국 정부를 향해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권고 사항을 추가로 제시했습니다.
먼저 결의안은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의 가장 직접적인 당사자로서 지난해 7월부터 공석인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를 조속히 임명하고, 유엔 인권이사회 및 총례 연례 북한인권결의안의 공동초안작성국(co-penholder)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북한인권결의안 채택 과정에 있어 공동제안국 이상의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동안 북한인권단체 등이 꾸준히 제기해온 바 있습니다.
지난 2월 11개 북한인권단체 등은 한국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의 공동초안작성국, 즉 주요 제안국이 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의 신희석 법률분석관은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공동초안작성국이 될 경우 한국 측의 주장을 결의안에 반영하기 수월해진다며 그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신 법률분석관은 “국회 차원에서 구체적인 북한인권증진 정책 제안이 담긴 결의안이 발의된 것은 고무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법률분석관] 다른 나라들한테 초안쓰기를 맡겨놓고서 부탁하는 것도 그것도 쉽지 않을뿐더러 소위 펜대를 잡으면 훨씬 더 우리 주장을 반영하기가 쉬우니까 그래서 사실 우리가 초안 작성국이 될 필요도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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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결의안은 한국이 올해 멕시코,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호주(오스트랄리아)와의 협의체, 믹타(MIKTA) 의장국을 맡은 것에 주목하며, 오는 9월 미국에서 열리는 제28차 믹타 외교장관회의에서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 등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지난 2018년 3월, 9월, 2019년 3월 미얀마 인권결의에 로이터 소속 와 론(Wa Lone) 기자와 초 소에우(Kyaw Soe Oo) 기자 이름이 포함됐던 사례에 주목하며, 향후 유엔 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안에 북한에 강제 억류 중인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의 이름이 담기도록 노력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최근 채택된 유엔 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안은 북한에 자의적으로 구금된 이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하면서도 선교사 이름 등을 명기하지는 않습니다.
“한국 정부, 북인권단체 및 전문가 청취 간담회 정례화해야”
결의안은 한국 정부가 유엔 인권이사회, 유엔 총회의 북한인권결의안 논의가 각각 시작되는 시기에 맞춰 북한인권단체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간담회를 정례화할 것 또한 권고했습니다.
신희석 법률분석관도 정부 측 관련 간담회가 불규칙하게 이뤄지는 측면이 있다며 결의안 제안에 동의했습니다.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법률분석관] 사실 이번에도 지금 간담회가 이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례적으로 6월, 12월 정도 하는 게 일관성 차원에서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든 거죠. 북한 인권 현안들에 대해서 여러 단체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을 사실 다른 나라는 매우 당연하게 여기거든요.
한편 이날 국회 결의안 발의자 명단에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역임한 한국 외교관 출신 김건 국민의힘 의원 등 9명의 의원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앞서 한국 외교부, 안창호 국가인원위원장 등은 유엔 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